박소연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
점포 축소 속도조절, 이광구 우리은행장[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우리은행이 점포 등 오프라인 지점 축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점의 급격한 축소는 양질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이번 결정은 그간 지점 축소 등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효율화가 완성됐음을 의미한다.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최근 경영회의에서 "오프라인 점포 축소 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이 행장은 경영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전 임직원들이 그동안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고, 그 결과 영업조직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우리은행의 지점 구조조정은 끝났다"고 말했다.이 행장은 "비대면 채널 확대 등 은행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비대면 채널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며 "오프라인 채널 즉, 점포 등 지점을 해당 지역의 커뮤니티(사랑방)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우리은행에서는 지난 3년간 오프라인 점포 118개가 순감했다. 2015년 15개점 신설, 52개점 통폐합, 2016년 4개점 신설, 66개점 통폐합, 2017년 5개점 신설, 24개점 통폐합이 이뤄졌다. 현재 남은 점포수는 전국 875개점이다.점포 구조조정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238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2016년에는 216명, 2017년에는 1000명 등 3년간 모두 1454명이 은행을 떠났다.우리은행뿐아니라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영업 강화 등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대폭 줄여왔다.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편화되고, 과거 영업력의 상징이었던 점포가 시간이 갈수록 은행의 고정비 부담을 키우는 짐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실제 2013년 1분기말 5935개 였던 6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ㆍIBK기업) 영업지점 수는 올 1분기 5493개로 약 4년새 442개가 줄었다.이런 대규모 지점 구조조정을 단행한 은행권이 점포 축소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은 이제 어느 정도 효율화된 점포만 남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여기에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과 보조를 같이 한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정원재 우리은행 HR그룹 부문장은 "우리은행은 최근 몇년간 강도높은 조정으로 지점과 인력구조의 효율화가 거의 진행됐다"면서 "현재 남은 점포는 꼭 필요한 것이며 또 은행 수익성을 위해서도 유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또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 서비스 지연 등 비대면 영업의 한계를 노출한 만큼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시중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접속조차 안 되는 등 답답한 마음에 아무 시중은행이나 오프라인 지점을 찾아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더니 순식간에 됐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시중은행들은 오프라인 채널을 특화해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이 제안한 '사랑방 프로젝트'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대면 채널이 많은 은행이 할 수 있는 문화적ㆍ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시중 은행들은 고액 자산가 거주 지역에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확대하거나 대학가에 20대를 위한 지점을 만드는 등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점 운영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