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천시 최후통첩에 '분쟁 해소돼야 신세계百 입점' 응수(종합)

김만수 부천시장 "30일까지 백화점 토지계약 안 이뤄지면 강력 대처"신세계 측 "기업으로선 어찌 할 도리 없는 지자체 간 갈등"

신세계백화점 부천점이 들어설 부천시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 예상도.(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백화점 부천점 입점 계획을 놓고 부천과 인천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데 대해 "일단 분쟁이 해소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2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의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분쟁, 갈등이 해소돼야만 우리가 들어갈 수(입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4일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오종탁 기자)

'내년 지방선거가 관련 문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정 부회장은 "정치적인 부분은 전혀 모른다"며 "기회를 주면 열심히 하고 기다리라고 하면 끝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부천시가 보내온 최후통첩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는 상황 타개책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김만수 부천시장은 부천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세계는 오는 30일 내로 백화점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라"고 촉구했다. 김 시장은 "그동안 신세계의 요청으로 5차례 계약을 연기했다"며 "신세계가 인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청라국제도시에 복합쇼핑몰을 추진하면서 부천 백화점 사업을 이번에도 미루면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부천시는 신세계가 토지매매 계약을 30일까지 체결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2년 간 사업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신세계 측에 청구할 방침이다.신세계는 사업 지연의 원인은 순전히 지자체 간 갈등에 있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부천점 신규 출점 계획은 원래 스타필드 프로젝트였다. 인천 지역 지자체와 중소상인들의 부정적인 여론에 사업 규모를 대폭 줄였음에도 여전히 '결사 반대' 구호는 사라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부천시 나름대로도 인천 쪽 분위기가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여론몰이 차원에서 신세계에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며 "신세계가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겠지만 기업만 걸고 넘어지는 지자체의 모습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는 2015년 6월 부천시 원미구 상동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참여, 그 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고 스타필드 부천 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자 인근 인천시 부평구와 계양구 중소상인들 사이에서 우려와 성토가 터져 나왔다. 스타필드 부천 부지는 행정구역상 부천시에 속하지만 인천 부평·계양구 상권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입점 예정지 반경 3km 내에 밀집된 부평·계양구 전통시장, 상점가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백화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부천시와 사업계획 변경 협약을 맺었다. 부평·계양구 상인들은 이마저도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례를 통해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백화점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부지 매매 계약 자체의 철회를 부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결국 부천시와 신세계는 올해 6월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을 이달 말까지 3개월 연기한 상태다. 부천시 설명처럼 다섯 번째 계약 연기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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