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성장축 5대그룹 위기]위기의 삼성, 오너 부재 엎친데 中 저가공습 덮쳤다

한국 경제 5대그룹의 5대 위기-현대 기아차, 사드 보복에 통상임금 악재까지 겹쳐-SK, 통신비 인하 정책에 수익성 악화 불보듯-롯데, 중국내 불매 운동에 백화점·면세점 실적 직격탄[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송화정 기자, 심나영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재계 5대 그룹이 저마다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현재 실적은 좋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가 골칫거리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줄었고 통상임금 소송과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영업손실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SK의 경우 해외서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사업의 손실이 급격하게 늘고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내수 사업서도 통신비 인하 압력 등으로 위기다. 롯데그룹은 한중 관계가 악화되며 중국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자업계, 중국발 위기에 의사결정권자 부재까지 이중고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수혜를 입고 있는 듯 보이지만 속사정은 가시밭길이다. LCD 패널의 경우 과거 최대 수요자였던 중국이 공급자로 나서며 패널 가격을 하락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반도체 역시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2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LCD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까지 장기화되며 향후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계획, 인수합병 등 이 부회장이 담당했던 업무 상당수가 보류, 중단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이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중장기 투자 계획 수립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이 여전히 문제다. 야심차게 시작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의 경우 아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한 만큼 현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사드보복에 통상임금까지 발목 현대기아차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그룹의 존립까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기아차는 통상임금으로 적자 전환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올해도 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5조원 손실이라는 지난해 악몽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영향으로 중국 판매가 급감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특히 기아차는 영업이익이 44% 감소한 7870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통상임금 1심 선고를 앞둔 기아차는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최대 3조원 이상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아차가 적자로 돌아설 경우 지분 33.38%를 보유한 현대차도 지분법 손실로 타격을 받는다. 게다가 완성차ㆍ자재ㆍ부품ㆍ물류 등으로 수직계열화한 현대차그룹의 구조를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위기는 다른 계열사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해 파업으로 5조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현대차는 14만2000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으며 3조1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되며 기아차 역시 노조 파업으로 9만여대, 2조20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SK, 사드에 울고 통신 요금 인하에 또 울고가장 대표적인 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 내 사업 난항이다. 올해들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은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1월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가동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어 4월에는 SK종합화학의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가 무산됐다. 이를 두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ㆍ중 갈등이 이번 인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 회장은 오는 18일 중국사업 확대를 위해 SK그룹의 중국 지주사인 SK차이나에 약 70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경쟁자인 한국 기업에 자국 주요 기업의 지분을 내어주는 것이 내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SK그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밖에 새 정부의 통신비 절감대책과 관련해 SK텔레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논란이 됐던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 등을 예정대로 9월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SK텔레콤 측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방안은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네트워크 투자 축소 등 통신업계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롯데, 한중 갈등에 중국 사업 문 닫을 지경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그룹의 경우 국내외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3월 중순부터 중국 관계당국이 소방점검 결과 등을 표면적인 이유삼아 현재 112개에 달하는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중 74개점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나머지 매장 중 13개점은 현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 임시휴업에 돌입, 지난 2분기 현지 매출은 기존점 기준 전년 대비 95% 역 신장했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지금까지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주로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해왔던 롯데면세점 역시 이익이 급감해 임직원들이 연봉을 자진 삭감한 바 있으며 호텔,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상당수의 유통업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선양, 청두 등 중국 현지에서 전개중인 쇼핑몰 등 개발사업도 중단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드 보복에 따른 롯데그룹의 매출피해 규모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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