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41% '뚝'…유통업계 'L자형 부진 우려'

3월 中정부 사드 보복 이후 면세점·백화점 매출 직격탄北 핵위협까지…불황 장기화하나

중국 '소비자의 날'이자 방한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첫날이었던 지난 3월15일 오전 서울 명동 거리. 이른 시간임을 감안해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올해 상반기 심화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백화점 등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업체들은 외국인 입국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한국관광공사 데이터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675만20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0만9847명)에 비해 16.7% 줄었다. 이는 전체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상반기 381만6756명에서 1년 새 225만2915명으로 41.0% 축소됐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방한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3월부터 6월까지만 놓고 보면 하락 폭은 더욱 커진다. 274만8367명에서 109만6882명으로 60.1% 줄었다. 이런 가운데 매출의 8할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하던 면세점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과 이용객 수는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기 전인 2월과 비교하면 각각 22.0%, 34.8% 감소했다. 다만 지난 2월 8억8254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급감한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지난 5월 반등했다. 외국인 이용객 수도 지난 6월 106만4279명으로 전월보다 약 4만명(3.9%) 늘었다. 소폭이나마 매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이는 대대적인 할인과 마케팅 등에 의한 것이어서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업계는 토로한다.백화점업계 타격도 만만찮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 본점의 올 상반기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49.0% 감소, 절반 수준이 됐다. 본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8.0%에 달했다가 지난 6월에는 82.0%로 6.0%포인트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올해 2월만 해도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62.0% 증가했다. 분위기는 역시 3월 중순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4월 중국인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선 올해 1∼6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0% 감소했다.더 큰 문제는 월별 방한 중국인 감소율이 3월 40.0%, 4월 66.6%, 5월 64.1%, 6월 66,4% 등으로 계속 악화한다는 점이다. 한·중 관계 개선이 요원한 상황에서 향후 유통·관광업계 모두 L자형 장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L자형 침체는 경기가 알파벳 'L'자처럼 급격히 하락한 뒤 불황이 오래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관광공사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경제 보복에다 북한 핵위협 등 복합적인 위기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지난해의 1724만1823명보다 최대 469만명(27.2%)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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