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백악관…신임 공보국장 열흘천하

前 비서실장 비난 스카라무치 공보국장 열흘만에 해임 새 비서실장 존 켈리, 불화 책임물어 스카라무치 해임 요구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백악관이 연일 계속되는 인사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이 경질되고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기용된 데 이어, 백악관 공보국장 자리에 올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국장이 열흘 만에 전격 해임됐다. '백악관 2기' 기강잡기의 일환으로 분석되지만, 러시아 스캔들과 북한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백악관 내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스카라무치 국장의 해임 소식을 알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앤서니 국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느꼈다"며 "켈리 비서실장이 그 부담을 지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출신의 스카라무치 국장은 열흘 간의 짧은 재임기간동안 백악관 내부다툼의 근원이 됐다. 최근 경질된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을 '망할(fucking) 편집성 조현병 환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으며, 본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다며 뉴욕타임스(NYT)와 자랑 섞인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숀 스파이서 전임 백악관 대변인은 스카라무치 임명에 반발해 지난 22일 백악관을 떠났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을 경질시키고 이 자리에 존 켈리 전 장관을 앉혔다. 4성 장군 출신인 그는 백악관에 군인과 같은 규율과 질서를 불어넣기 위해 기용됐다는 분석이다. 그가 비서실장직에 오르자마자 타깃으로 삼은 사람은 스카라무치 국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주말 주변 인사들에게 "스카라무치의 언론 인터뷰에 경악했다"며 "이는 대통령에게 혐오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WP는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스카라무치를 갑작스럽게 해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분석했다.샌더스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확실히 했다. 그는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의 체계와 규율을 갖출 전권을 부여받았다"며 "웨스트윙(대통령 참모 업무동) 직원들이 모두 그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켈리 비서실장이 기용되자마자 벌어진 싸움에서 2:0으로 이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권력 싸움에서 이긴데다 스카라무치 국장까지 경질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 켈리 비서실장의 백악관 기강잡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의 교체설이 이어지고 있다.각종 이슈로 대내외가 복잡한 상황에서 백악관이 내부 기강잡기에만 집중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WSJ는 1면 기사에서 "워싱턴의 기능 장애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전세계 위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급한 현안으로는 북한 이슈를 꼽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WSJ은 "글로벌 난제들이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해임되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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