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기자
이나다 도모미 일 방위상.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여자 아베'에서 '퇴출 1순위'로 추락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28일(현지시간) 결국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나기로 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남수단 평화유지활동(PKO) 파견 자위대 문서 관련 특별감사 결과가 이날 발표되는 점을 고려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사의의 뜻을 전달했다. 방위성 사무차관과 육상자위대 막료장(육군참모총장격)도 함께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 톱3가 모두 공석이 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이나다 방위상을 끌어내린 자위대 문서 논란은 사학스캔들로 지지율 급락을 면치 못하던 아베 정권에 기름을 끼얹었다. 방위성은 남수단 현지에서 PKO활동을 보고한 문서들을 육상자위대가 모두 파기했다고 했지만 전자문서로 보관돼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렸다.이후 이나다 방위상은 문서 은폐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역풍을 자초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방위상 직속 감찰본부는 지난 3월부터 특별감사를 벌여왔다. 일본 언론은 파견 전부터 논란이 컸던 PKO 자위대에 무력사용 임무가 부여된 점까지 알려질 경우 여론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식해 방위성이 조직적인 은폐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극우 논객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 방위상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자민당 내 유력 각료 후보들을 따돌리고 비교적 정치 경험이 짧은 그가 방위상에 오르면서 '여자 아베' 이미지를 확고히했다. 하지만 잦은 실언과 부적절한 행동 때문에 방위상 재직 내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일본이 핵무장을 해야한다고 말했던 사실이 드러나 취임 직후부터 큰 비판을 받았고 지난해 말 현직 방위상으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면서 국제사회를 놀라게했다. 당시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방위상으로서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최종적'이라는 언급을 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 3월에는 아베 총리 사학스캔들의 출발점이었던 모리토모(森友)학원 의혹이 불거지자 이에 대한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변호사 시절 모리토모 재단의 변론을 맡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도쿄도의회 선거 당시 이나다 방위상이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점이 자민당 선거 참패에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입지는 더욱 좁아졌고 '퇴출 1순위'로 꼽히는 굴욕을 겪었다. 아베 총리는 내달 3일 단행할 개각 때까지 공석이 된 방위상을 대행 체제로 끌고갈 방침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불명예 퇴진한 각료가 6명으로 늘게 됐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아베 정권이 이나다 방위상 퇴진을 기점으로 더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