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입구 봉쇄하며 세미나 시작 방해단상 점거하고 고성 후 마이크 집어던지기도… 경찰도 동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회원들이 지난해 1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사립유치원단체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유아교육 관련 세미나에서 고성을 지르고 무대를 점거해 세미나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25일 서울시교육청 및 세미나 주최 측에 따르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은 지난 21일 오후 3시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열린 3차 세미나에서 격렬하게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 결과 10분 만에 세미나는 취소됐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인력까지 동원됐다.이 세미나는 한국해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교육부의 의뢰를 받고 실시한 '제2차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2018~2022) 수립 연구'의 일환이다. 17개 시도교육청 관계자 및 학부모, 유아교육관련 단체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진됐다. 지난 13일과 18일 각각 부산과 광주에서 1,2차 세미나가 열렸었다.주요 연구 과제는 ▲공립유치원 취원율 2020년까지 40%로 제고 ▲누리과정 안정화 ▲방과후 과정 운영의 정상화 ▲유치원 관련 법령 개정 및 보완 등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교육부가 수립할 유아교육 5개년 계획의 초안이 된다. 연구팀은 오는 11월 최종보고회에서 완성된 기본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다.주최측에 따르면 지난 21일 3차 세미나 시작 전부터 한유총 대전지부의 회원들은 세미나 장소의 입구를 봉쇄하고 연구진의 진입을 막았다. 당시 미리 도착한 참석자들이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 뒤에야 연구진을 안으로 들여보냈다.하지만 세미나 시작 직후 한유총 회원들은 단상을 점거하고 미리 준비한 마이크와 앰프를 이용해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40% 확충 계획은 사립유치원을 죽이는 정책이다"라며 "사립유치원에게 국·공립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의 재정 지원을 약속하라"는 골자의 발언을 이어갔다. 청중 100여명이 목소리를 높이며 반발하자 한유총 측 관계자들이 감정이 격앙돼 마이크를 집어 던지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폭력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한 연구책임자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오후 3시 10분 경 세미나 종료를 선언하고 경찰이 입회해 폭력 사태를 예방해줄 것을 요청했다.한유총 관계자는 이 사태에 대해 "해당 세미나는 기본적으로 현장 단체들과 협의할 생각이 없이 결과를 정해두고 진행되는 졸속 행정"이라며 "지난달 말 서울시교육청이 세미나 시행 공문을 보낸 이후 13일 첫 세미나 시작 1~2일 전에서야 관련 자료를 제공한 것은 현장의견수렴 절차가 요식행위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다만 이들이 세미나 훼방 사태를 벌인 것이 첫 세미나가 아닌 이로부터 열흘 가량 지난 3차 세미나라는 점에서 충분히 자료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한유총 측은 2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리는 4차 세미나 역시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한유총 관계자는 "유아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 상태인 유치원에 공립유치원을 확충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인 만큼, 사립유치원에도 국공립유치원과 마찬가지로 교육비를 지원해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이번에는 회원 500~600명이 모여 적극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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