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에 지난해 대비 美 철강 수출 30% 줄어든 상황 '무역확장법 232조'까지 엎친데 덮쳐 트럼프 지목한 중국산 철강 우회덤핑은 韓 전체 철강수출 2% 정도
▲철강 이미지 사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철강 분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 대표적인 재협상 분야로 지목되자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억울해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는 "이미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때문에 대미 수출길이 막힌 상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철강 무역에선 한국산 철강제품의 덤핑과 한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우회덤핑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중이었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 달라고 한국 측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업계는 트럼프가 지목한 한국을 통한 중국 철강의 우회덤핑은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물량의 2% 남짓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 업체도 중국산 철강을 수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이를 불공정 무역으로 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부터 미국 정부의 타깃이 돼 왔다. 미국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착수 건수는 2011년에서 2013년 3건에서 2014년에서 2016년 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포스코 후판에 11.7%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매겼다. 데 이어 4월에는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넥스틸과 현대제철에 각각 24.9%와 13.8%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의 조치로 인한 피해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지난 1∼5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액은 4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감소한 셈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미국 내 현대기아차 공장에 공급되는 현대제철 자동차 강판 가격이 최대 50%까지 올랐다. 아직까지 공급 물량을 줄이진 못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현지 조달 방안을 찾아보는 중이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 직전 미국 트럼프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한국산 철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국내 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규제 수위에 따라 연간 수출량의 12%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타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정부의 협상력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철강업계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232조 결과는 미국 상무부가 자체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반덤핑 상계관세처럼 개별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며 "정부와 협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사태를 지켜보는 것만이 현재로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토로했다.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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