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전지구촌 '앱'으로 '모기' 수배

시민 과학자들이 모기 촬영해 올릴 수 있는 관련 앱 선보여

▲브라질 교사가 웅덩이에서 모기 유충을 찾고 있다.[사진제공=NASA]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 모기와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모기는 곳곳에 존재합니다. 모기에 물리면 따끔거리거나 가려운 것을 넘어 최악의 경우 특정 질병에 감염돼 생명을 잃는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본뇌염과 군사 분계선 근처에서는 말라리아가 발병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정기적으로 모기가 활동할 때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모기매개 감염병으로 270만 명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최근 모기 서식지를 파악하기 위한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전 지구촌에 살고 있는 시민 과학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를 종합하면 '전지구촌 모기 서식지'를 파악하고 특정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병관리본부, 모기와 전쟁 선포= 모기가 활동하는 4월에서 10월까지 보건당국은 비상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기간에 매주 모기를 채집하고 일본뇌염과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 개체수를 감시합니다. 최근에는 지카 바이러스 등 해외 모기 매개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뇌염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질병관리본부 매개체분석과에서 1975년부터 일본뇌염의 국내 유행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감시 지역은 10개 시도(부산·경기도·강원도·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도)에 있는 각 1개 지점입니다. 이 외 16개 거점센터에서도 모기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경기도, 강원도, 인천 지역이 중심입니다. 말라리아 또한 매주 감시하고 있고 감시지역은 인천 8개 , 경기도 7개, 강원도 5개 지점 등 총 20개 지역에 이릅니다. 이욱교 질병관리본부 매개체분석과 연구사는 "현재 감시지역과 거점센터 등을 통해 모기를 감시하고 있는데 앞으로 감시 지역을 더 넓힐 계획"이라며 "모기 정기 감시를 통한 특정 질병의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위성과 지상으로 입체적 모기 감시= 이런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NASA 측은 최근 글로브 옵서버(GLOBE Observer) 모기 서식지 지도 작성자(MHM, Mosquito Habitat Mapper)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습니다. NASA 측은 "모기는 여름철에 성가시게 하는 것을 떠나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모기로 인해 1년에 약 270만 명의 사람이 특정 질병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 모기가 주로 살고 있고 그 서식지는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NASA가 MHM 앱을 선보인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모기가 어느 곳에 얼마나 많은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시민들은 이 앱을 이용해 모기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올릴 수 있습니다. 이른바 '시민 과학자'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파악하면 모기로 인한 감염병 사전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MHM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모기가 살고 있는 곳과 모기가 매개하는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황열 등 특정 질병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특정 지역의 전 지구촌 시민 과학자들이 MHM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NASA가 운영하고 있는 위성기반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모기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아사프 안얌바 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 박사는 "위성으로는 특정 모기를 볼 수 없다"며 "위성은 우리에게 어느 곳을 관찰하면 좋은지 등 플랫폼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인공위성을 통해 모기와 관련된 특정 질병이 어느 곳에서 창궐하는지는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HM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공위성이 전체적 윤곽을 잡아줍니다. 이어 MHM으로 특정 지역에 대한 시민 과학자들의 데이터가 종합됩니다. 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면 모기 서식지와 여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정 감염병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종합되는 식입니다.  NASA 측은 "특정지역 등 지상에서 시민 과학자의 관찰은 모기를 연구하는 전문 과학자들에게 보충 데이터가 될 수 있다"며 "각 시민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모기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모으면 모기가 창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와 시민이 모기 과학 공동전선 형성하다= 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모기 현황을 파악하게 되면 보건당국도 대처하기 쉽습니다. 모기 서식지를 파악한 뒤 이곳에 대한 감염병 의심을 파악합니다. 모기 서식지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지역 공동체가 감염병에 걸리는 것을 피하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지구촌 모기 경고 프로그램도 이 같은 시스템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UNEP는 전 지구촌 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모기를 감시하고 이를 종합하면 모기 개체수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시민들이 모은 데이터는 정책 입안자에게 전달돼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시민들은 모기 유충을 찍어 올리면 이 유충이 성충으로 자랐을 때 특정 질병을 옮기는 것인지 판단 가능합니다.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했던 브라질과 페루에서 관련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이번 시스템을 통해 모기 서식지를 파악하고 모기매개 감염병을 줄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MHM 앱을 이용해 모기 유충을 찍어 올리면 특정 질병 매개 모기인지 알 수 있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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