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파열음]비정규직→정규직 '풍선효과'로 신규채용 줄어드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무언의 압박 받는 재계정규직 전환 비용↑ 신규채용시 정규직 비중↑ → 전체 채용인원 오히려↓ 제조업은 기계가 사람 대체하는 속도 더 빨라질 수 있어

일러스트 출처=한국경영자총협회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오히려 신규채용을 줄이는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존 비정규직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용 부담이 커져 신규채용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규 채용을 할 때도 정규직 비중을 늘리면 전체 채용인원은 오히려 예년보다 줄어들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 22일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31일 현재까지 롯데그룹, 농협,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까지 기업들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발표가 쏟아졌다. 사회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선 의미있는 일이지만, 한정된 비용으로 경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정규직 채용과 관련 무언의 압박이 심해지면, 우리 같은 제조업 회사 같은 경우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기업들이 비정규직, 파견·용역 근로자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경총은 "정규직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오히려 일자리 규모가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양호하다는 이유로 정규직화 하도록 강제한다면 오히려 경기 상황이 나빠지는 시기엔 고용 조정이 불가능해져 경영사정이 더 악화될 수 있단 주장이다.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발 맞추려는 기업들은 비정규직 전환 보다 하반기 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진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식으로 기업들이 새 정부의 기조를 따랐다. 그런데 이런 행보 역시 직원들을 빼앗긴 하청업체는 문을 닫아야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상위 20대 기업들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비율이 2.2%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비정규직 비율은 순차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원래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던 분야를 올해 하반기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되면, 총 고용 인원을 늘리는 데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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