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주바람이 청정에너지로…한해 2만가구 전기걱정 끝

文정부서 각광받는 신재생에너지 현장…SK제주가시리풍력발전소 한해 7만8000㎿ 전기생산…연간 제주도민 2만가구 쓸 분량 민간목장 임대해 발전소 세워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주민들과 윈윈운영 효율성 높여 매출 오르는 중…지난해 120억원 거둬

▲지난 25일 SK제주가시리풍력발전소 현장. 초속 16.7m의 바람이 불어 이날 하루만 7만2000가국의 제주도민이 쓸 전기를 생산했다.

[제주=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지난 25일 오후 2시,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는 초속 16.7m의 북서풍이 불었다. 바람이 잔잔한 초여름엔 보기 드문 강한 풍속이었다. SK제주가시리풍력발전소가 있는 드넓은 초원 위엔 24층짜리 건물높이의 풍력발전기 10기가 300~400m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이 발전기들에 달린 날개(블레이드)들이 바람을 가르며 1분당 16바퀴씩 회전했다. 여기서 만들어진 풍력에너지는 전력으로 바뀌어 송전선로를 타고 한국전력 표선변전소로 보내진다. 현장서 만난 강보민 SK디앤디 풍력개발팀 과장은 "바람이 세게 불어 현재 최대 가동률을 기록하는 중"이라며 "이 풍속이 유지되면 오늘 하루만 일일 7만2000가구의 제주도민이 쓸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처음 시작한 풍력발전 사업은 SK디앤디(SK가스의 자회사)의 주도하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5년 첫 가동 이후 풍량도 늘어나고, 운영 효율성도 높여 해마다 매출이 오르는 중이다. 2015년엔 약 100억원, 2016년엔 12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뒀다. 가시리풍력발전소의 연간 총 발전량은 7만8000㎿다. 계절에 따라 풍량이 달라 연평균 이용률 30%를 반영한 수치다. 이는 제주도민 2만가구가 한해동안 쓸수 있는 전력 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조명을 받고 있는 것도 호재다. 풍력발전은 대표적인 청정에너지로, 현 정부의 기조와 궤를 함께 한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 상승 등 풍력발전사업자에 유리한 쪽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가시리풍력발전소 덕분에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3만6000t, 원유수입량은 1만6500t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친환경시설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가시리마을의 공동목장이었다. SK디앤디는 마을에 임대료를 내고 60만평을 빌려 이 자리에 풍력발전소를 세웠지만 그들의 삶의 터전은 그대로 유지했다. 발전기 부지를 제외하곤 주민들은 필요에 따라 땅을 쓸수 있다. 7호 발전기 바로 옆엔 마을축사가 자리잡았다. 이로 인해 발전기를 배경으로 주민들이 키우는 100여마리의 소와 말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지게 됐다.  SK디앤디는 현재 경상북도 울진군 현종산에 두번째 풍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가시리 풍력발전소의 2배 규모다. 2018년 6월 완공되면 지역 일대 5만 가구가 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울진풍력이 완성되면 SK디앤디의 풍력발전 매출은 350억원 수준으로 늘 것이라 예측된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내 500㎿ 이상(가시리발전소의 16배)의 국내 최대 풍력발전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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