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공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최순실씨(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끝).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 최순실씨의 첫 재판 출석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박 전 대통령은 사복을 입고 스스로 올림머리를 하고 법정에 나왔다. 수갑을 찬 손목도 가리지 않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대통령으로 뇌물혐의 등 18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돼 법정에까지 섰지만 전직 대통령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 내리는 순간부터 법정 내에서까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법정에서 조우한 최씨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최씨에게 반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했다. 얼핏 당황한 기색을 비치기도 했지만 담담하고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3월10일) 이후 지난 3월13일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검은 뿔테 안경에 수의를 입고,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최씨는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죄송하다"고 했지만 "억울하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최씨는 "국정농단으로 인해 국민에게 죄송하고 저 또한 마음이 복잡하다"며 "제가 안고 갈 짐을 안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삼성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른다"며 " 뇌물죄를 입증한다는 것은 특검이 억지로 (혐의를) 씌운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강하게 반박하며 자신을 변호했다.범죄심리 분석에 정통한 경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공소사실에 대해 부정적 심리가 있는 것 같지만 최씨는 공소사실에 대해 은폐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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