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오부시
언젠가 요리를 소재로 한 일본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그 한편이 가쓰오부시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좋은 식재료를 찾아다니는 우리의 주인공!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가쓰오부시를 만드는 명인을 만나게 되는데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쓰오부시를 만들고 있지만 결과는 빚에 시달리게 되고 자본을 앞세운 식품회사는 편법으로 빨리빨리 가쓰오부시를 만들어 이익을 내고자 가쓰오부시 명인을 현혹하게 된다. 드라마의 내용은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자본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던 명인은 드라마 속 주인공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전통의 가쓰오부시를 만들기로 결심하며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뜨거운 볶음우동이나 오꼬노미야끼위에서 살랑살랑 춤을 추듯 움직이다 요리 위에 살포시 자리를 잡는 재료가 있으니 얇게 밀어 놓은 가쓰오부시이다. 일본 요리를 처음 배울 때 가쓰오부시로 국물을 내는 법이 나오는데 우동이나 소바, 라멘 등의 국물요리, 생선조림, 채소 조림 등의 조림 요리, 각종 해산물 초회 요리 등 국물이 들어가야 하는 요리에는 기본으로 사용하고 가쓰오부시 국물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가 그날 요리의 맛을 결정한다. 국물요리 외에도 가쓰오부시를 볶음, 무침, 구이 등에 뿌리거나 섞어 주어 감칠맛을 더해주면 요리가 완성된다. 가쓰오부시는 한국어는 다랑어, 일본어로는 마구로(眞魚), 영어로는 튜나(Tuna)라고 하는데 다랑어를 우리는 참치로 부른다. 참치가 된 이유는 ‘진치’라고 하여 참진(眞)과 맛있는 생선에 일반적으로 ‘치’(삼치, 갈치, 준치 등)를 붙이게 되어 진치라고 부르다가 어감이 좋지 않아 참치라고 불리게 되었다. 가쓰오부시는 가다랑어를 선별하여 머리나 내장을 제거하고 찌고 건조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가공식품으로 일본에서 만드는 전통의 가쓰오부시는 찌고 말리고 훈제를 하는 것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찌고 말리고 훈제하기를 반복하니 중간에 한 번이라도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상해 버리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쓰오부시는 가공된 상태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나고 쓰임새도 달라진다. 어느 나라의 요리이든 기본이 되는 양념과 식재료가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정해진 공식과도 같다. 기본양념인 가쓰오부시를 국물로 우려내고 요리에 뿌려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본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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