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올해 지방 점포 84% 폐쇄…노조 강력 반발로 '난항' 예고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20wo@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말까지 전국 101개 영업 지점을 폐쇄합니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점포 77개 중 중 65개(84%)가 사라질 예정입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씨티은행 고객은 내년부터 '은행 점포를 찾아 옆 도시로 넘어가야 할' 처지에 놓인 셈입니다.씨티은행이 이처럼 급격한 변화를 맞은 이유는 경영진이 '디지털'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금융 전략을 전격 선회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을 없애는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홈페이지 개편 등을 통해 비대면 접근성을 높여 보완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신설되는 여신영업센터에서 전화 상담을 최대한 상세히 제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하지만 비대면 환경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고객을 비롯한 디지털 소외계층은 당장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우려가 나옵니다.게다가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사측의 이 같은 점포폐쇄 방침에 반발해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노조는 지난주 조합원 94%의 찬성으로 파업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조만간 나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곧바로 파업에 돌입합니다.국내 금융권의 '1세대 메기'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대표 외국계 금융사인 씨티은행의 이 같은 현실은 참으로 씁쓸합니다. 30여년 전 국내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최근에는 수년째 철수설(說)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씨티은행 경영진은 디지털 전환 시기를 맞아 '파격 실험'을 꾀했지만 그마저도 노조의 반발로 쉽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당분간 노사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융소비자의 혼란이 우려됩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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