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이현경기자
이정윤 세무사
흙수저도 공부하고 노력하면 돈 벌수 있어 남의말 듣고 투자하기 보다 자신만의 투자법 찾아내야코스피 장기 박스권 뚫고 3000시대 올 가능성 높아. 대세 상승장 준비해야풍족하지 못한 집에서 태어나 무일푼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을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인 1999년, 20대 후반의 나이에 이미 수십억원을 벌었다. 어학연수, 유학 등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못해봤던 것들을 해보기 위해 3년 뒤인 2002년에 미련 없이 가족들과 캐나다로 떠났다. 몇 년 뒤 캐나다에서 둘째가 태어나면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 30대 중반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주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수백억원을 굴리는 자산가가 됐다. 올해 초 샘표식품 5% 이상 보유 공시를 하며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린 이정윤 세무사(46)의 이야기다. 이 세무사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물려받을 것이 없는 사람이 가장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은 주식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중고등학교때부터 막연하게 했었다”며 “당시 여의도에 가서 황소상을 봤는데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주식투자가 하고 싶었다”고 했다. 막상 주식을 해보니 성격과도 맞았다. 주식은 사람을 많이 만날 필요도 없고 노트북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전국 어느곳에서든 매매가 가능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해외 여행을 하면서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주식을 하게 되면서 잔소리하는 직장상사가 없어지고 거래처도 필요 없고 술도 안마셔도 됩니다. 사람 때문에 피곤할 일이 별로 없게 되는 것이죠.”초창기에는 주로 테마주 매매를 했다. 이후 가치투자, 차트투자, 공시분석 등 다양한 기법을 섞었고 선물옵션으로도 돈을 벌었다.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이 알려지면서 국내에도 가치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어떤 방식이든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찾으라고 그는 조언했다. 결국 주식투자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학에서 기업의 목적이 이윤의 극대화라고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들이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쉽게 돈 벌 생각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반드시 스스로 공부해서 기업을 선택하고 주식을 사라고 했다. “아무 노력도 안하고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하면서 주식 실패했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나요.”돈을 벌어보니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 사업이 잘 안돼서 수영이나 태권도 등 또래 아이들이 당연하듯이 배웠던 것들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지금은 스노우보드, 아이스하키, 골프, 해외여행 등 당시 못해봤던 것들을 원 없이 배웠다”고 그는 말했다. ◆코스피 몇 년 안에 3000 가능성 있어이 세무사는 코스피 지수가 최근 6년 만에 2200을 돌파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우리 증시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조만간 대세 상승장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몇년 안에 코스피 3000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이 세무사가 증시 상승을 예측하는 이유는 일단 미국 증시가 워낙 좋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지수가 6년이라는 장기 박스권에 갖혀 있다는 것도 상승 기대감을 갖게하는 요인이다. 이 세무사는 “국내 증시 역사를 돌아봤을 때 지수가 6년이란 긴 시간동안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정기간이 긴 만큼 한번 오른다면 크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증시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주식을 사야할까. 이 세무사는 음식료주와 4차산업혁명 관련주 등을 꼽았다. 대표적인 음식료주로는 샘표식품을 들었다. 그는 샘표식품 지분 7.62%를 최근 장내에서 매수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3만원대 전후로 매수를 시작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매수를하고 있다. 샘표식품 지분가치만 130억원에 달한다. 샘표식품을 매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워런 버핏의 사례를 들었다. 워런 버핏이 보유한 주식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회사 세 개 중 두개가 크래프트앤하인즈와 코카콜라인데 둘다 음식료주다. 이 세무사는 “우리나라 음식료주 중에는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회사들이 많다”며 “개중에서도 샘표식품은 브랜드가치가 높고 간장과 요리에센스, 흑초 등 1등식품이 많은데 다른 식품기업들에 비해서 저평가된 편이라 크게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샘표식품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회사를 분할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보통 기업분할시 주가가 많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도 투자의 한 요인이었다”고 했다. 샘표식품은 중장기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지분 매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공시한대로 경영권 참가 목적이 아니고 단순 투자계획이다. 회사 관계자와 한번도 본적 없다고 그는 밝혔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스마트카(자율주행차)와 로봇을 주목하고 있다. 여러 가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 중에서 우리의 삶을 가장 편리하게 해줄 것으로 보이는 것들이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가 삼성전자, 2위가 현대차라는 점에서 IT산업과 자동차산업이 결합돼 탄생하게 될 스마트카 혁명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로봇 역시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줄 좋은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