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매출ㆍ이익 올리면서 사회환원 1%도 안돼 배당ㆍ수수료 명목으로 국외 유출하는 행태도 여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해외 명품브랜드들의 국내 사회 환원도가 여전히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수천억원의 실적을 내고 있는데 반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은 배당 혹은 수수료 명목으로 국외로 유출되고 있어 여전히 '먹튀경영'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페라가모코리아는 지난해 배당금 80억원을 글로벌 본사이자 국내법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살바토레페라가모 S.p.A.에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160%.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수익에서 비용을 제한 순이익 50억원보다 1.6배 많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의 평균적인 배당성향이 15%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반면 같은 기간 집계된 기부금은 '0원'이었다. 한국로렉스도 마찬가지다. 한국로렉스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50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직전년도대비 10배 증가한 수준이면서 동시에 당기순이익 408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기도 하다. 배당성향은 120%. 같은 기간 집계된 기부금은 1억5000만원으로, 이는 순이익대비 0.4%, 배당금 대비 0.36% 수준이다. 또 다른 국외유출 형태는 수수료다. 크리스챤디올 꾸뛰르 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최상위 지배회사인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S.A.에 수수료 11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지난해 기부금 1280만원보다 10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크리스챤디올 꾸뛰르 코리아는 2007년부터 매출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상위 지배회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불해왔다. 서비스 약정에 따라 한국 내 면세점의 영업 및 일반관리서비스를 제공받는 대가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S.A.는 크리스챤디올 꾸뛰르 코리아의 지분 32.2%를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잡화 브랜드 보테가베네타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보테가베네타 코리아는 같은 기간 직상위 지배기업인 보테가베네타 인터내셔날 SARL에 24억원대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부금은 '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보테가베네타 코리아가 지불한 기부금은 각각 지난해 0원, 2015년 499만원, 2014년 498만원이다. 한 해 동안 기부 명목의 비용은 '50주년 컬렉션'의 리미티드 에디션인 '시티 놋 백'의 판매가격(516만500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배당, 로열티 등의 명목으로 국외로 유출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 환원하는 금액 수준은 매출의 1%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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