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도산법 재정비…한계산업 구조조정 필요' 무역업계, 차기정부에 제언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호텔에서 열린 '2017년 제2회 무역협회 기업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이 산업경쟁력 위기 극복을 위한 무역업계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 시점을 우리 무역업계는 산업 경쟁력을 회복할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한국무역협회는 12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호텔에서 '산업경쟁력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차기 정부와 국회가 주력산업의 경쟁력 위기 극복과 신산업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역업계는 이에 서비스산업육성과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을 담은 14대 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제언했다. -부실털고 새출발 위해 회사법·도산법 정비해야 주요 제언에 따르면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고부가가치 유망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신산업의 초기 혁신은 타인 자본의 조달과 실패의 위험(risk)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업의 원활한 재편과 재구축, 부실화된 부문의 조속한 정리와 새출발(fresh start)이 가능한 회사법 및 도산법의 정비가 수반돼야 한다. 조선, 해운, 철강, 화학, 건설 등 대규모 장치와 다수의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 산업부문에서는 성숙단계를 지나면서 노사문제, 환경문제 및 지역경제와 관련된 이슈가 함께 나타나게 되므로 그 해결에 있어서도 종합적인 산업정책 능력이 요구된다. 정상상태의 사업재편을 위한 기활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한시법으로 마련되었지만 이 법에서 부족하고 보충해야 할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선 해운 철강 등 사업재편 더 필요…원샷법 재정비해야제조업 자동화에 대한 대응과 관련, 자동차는 향후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 하드웨어적 변화와 함께 자율주행과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에 대비해 적극적 연구개발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입법적 차원에서는 기술적 변화와 함께 안전과 책임, 고용과 기술 수용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 제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조선산업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정리할 부분과 유지할 핵심역량을 분리해내고 친환경·스마트 선박 등의 신규 분야 진출을 위한 역량강화를 이루어내낼 필요가 있다. 철강산업은 기존의 범용철강 부문에서 경량의 고부가소재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집중하고 수소환원제철공법 등 친환경 흐름과 제철소의 스마트화를 빨리 달성해야 한다. 철강은 대표적인 통상마찰 품목으로 반덤핑·상계관세의 대상이 되고 있어 조사당국의 기능 강화 및 기업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화학산업은 사양부문에서는 꾸준한 정리가 필요하고 섬유산업 역시 경량·고기능성 소재 개발과 친환경·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연구개발투쟈를 계속해야 한다.

사진 = 창업박람회에 참가한 글로벌 청년창업 및 스타트업 부스 소개

-한계기업 생명연장 대신 퇴출과 실직자 안전망확보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불리한 세제ㆍ부담금ㆍ제도 등 차별 해소와 불필요한 규제개선 및 서비스품질 고급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 져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고비용구조 해소를 위해 연구개발비용이나 설비투자 등에 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정책금융기관의 융자와 보증지원 확대도 병행돼야 한다. 한계기업의 생명연장 대신 자연스러운 퇴출과 실직자에 대한 안전망확보가 필요하다. 구조조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 등에 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미래 성장가능성이 없는 비효율적 기업의 퇴출이 자연스레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한계기업 비중이나 여러 지표들이 산업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각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할 정책 방안이 필요하다. 실업급여의 현실화 등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안전망 확보를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최소화도 검토돼야 한다. 산업·이업종간 융복합은 단순히 서로 다른 종류를 섞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익숙한 기존 방식과의 결별 및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융복합에 따른 창의성(아이디어와 기술)의 발현 및 사업화가 원활히 수행되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 간의 공정한 경쟁과 협력, 규칙 위반에 대한 신속·적절한 제재, 혁신과 창의를 통한 성과에의 합당한 보상체계가 구비돼야 한다. -신재생 우선수위 전망되나 한계도 많아차기 정부의 에너지정책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은 결국 주어진 자연 환경의 종속변수일 수밖에 없고 많은 한계가 있다. 현재 발전 비중에서 과다한 석탄의 경우 발전사별 발전량 감축이 필요하고, 원전 역시 단계적 감축 목표의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 수립될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 확대와 함께 원전 및 석탄 LNG 등 적정한 에너지원 포트폴리오가 조속히 준비돼야한다. 스타트업육성을 위해서는 과거의 13대 미래성장동력(2014.3). 19대 미래성장동력(2015.3),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2016.8) 선정 등 정부 차원의 혁신방안들도 중요하지만 숫자와 외형보다는 실질과 내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 지난 5일 정부가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키로 한 컨버터블 노트나 SAFE같은 신종투자 방식은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이러한 시도가 향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컨버터블 노트는 오픈형 CB(전환사채)로 구체적인 전환 가격을 정하지 않은 채 일단 투자를 하고 향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가격을 결정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00년대부터 스타트업 투자에 확산된 방식이다.

3월 28일 한국전력 본사에서 조환익 사장(왼쪽 다섯번째)이 18개 에너지 스타트업 대표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육성 외형보다 내용에 집중해야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는 장래지분을 위한 간단 계약이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음을 감안해 이의 구체적 확장을 장래로 미루어두는 계약으로 실리콘밸리의 유명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가 2013년말 선보인 스타트업 투자방식이다. 중국의 외자기업 규제강화에 발빠른 대응 전략도 요구된다.IBM처럼 소형칩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등 중국의 규제 환경을 수용하고 빠르게 커가는 중국 정부조달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중국 서부 지역 진출은 기술이전 압박을 덜 수 있는 반면 인재확보, 산업 클러스터 형성, 시장규모 및 접근성 등 제반 사업 여건이 동부나 중부에 비해 열악한 단점이 있다. 중국 시장 진출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기술 보호를 위해서 중국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비용과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거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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