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상승세 지속 전망…석유제품 공급부족 현상 덕분中·美 정기보수 들어가-日·쿠웨이트는 노후설비 폐쇄국내 정유사 원유 협상력 커져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한 정유업계가 2분기에는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으로 2분기는 정유업계의 성수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분기에도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시 영업이익은 1조1195억원으로 작년 한해 영업이익(3조 2283억원)의 35%를 차지했다.10일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실적은 작년 2분기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사 실적의 척도인 정제마진은 4월 1주 현재 배럴당 6.5달러(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정제마진이은 휘발유ㆍ경유 같은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각종 운영비용과 원유 등 원가를 뺀 이익을 말한다. 정제마진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올해 안에 배럴당 9달러 이상까지 정제마진이 상승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제품 공급 부족 현상이 근거다. 중국과 미국 정유사들은 2분기부터 연달아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정유업황이 워낙 좋아 정제설비를 최대 수준으로 줄기차게 가동한 탓에 더 이상 보수를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만 해도 올해 정기보수 규모가 지난해 대비 40~50%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일본과 쿠웨이트 국영정유사들은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노후설비를 폐쇄한다. 총 폐쇄 규모는 일일 원유정제능력 58만배럴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의 일일 원유 정제능력(111만5000배럴)의 절반을 생산하는 시설이 사라지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중국은 석유제품 수출도 줄여 국내 정유사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중국은 지난 1월 중국이 올해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전년 대비 40% 줄인다고 발표했다. 소규모 정제설비(Teapot)에 대한 환경 규제도 강화하면서 이들의 원유 수입 쿼터까지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소규모 정제설비의 가동률이 낮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가격 협상력은 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러시아, 미국, 이란을 포함해 비(非)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생산량이 늘었다"라며 "이에 따라 원유 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의 점유율이 줄어들어 어느 때보다 원유 생산국 간의 경쟁이 격해지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 가격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공식판매가격(OSP)를 인하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중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감소에 따라 오는 4월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경질유와 중질유 OSP를 전월대비 각각 0.4달러, 0.3달러씩 낮추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원가 절감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들여오기로 하고 이달 초 계약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다국적 석유기업 셸로부터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원유를 들여오기로 했다. 계약 금액을 1억달러(약1138억원)로 모두 2분기 내 수입한다. 5월초 100만 배럴이, 6월에 나머지 100만 배럴이 도입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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