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사진=SBS스포츠 공식 트위터]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배구의 세 번째 여성 사령탑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49). 그는 "선수 출신이라면 프로 팀 감독은 모두가 꿈꾸는 자리다. 나도 같은 꿈을 꾸었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기회가 찾아와 설렌다"고 했다. 현역 여성 사령탑인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54)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선배가 워낙 잘해내서 기회를 빨리 얻었다."이 감독은 지난 4일 현대건설과 계약했다. 임기는 2년.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64·2010~2011년), 박미희 감독에 이은 세 번째 여성 사령탑이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할 일이 산적했다. 다음달 10~12일 열리는 여자부 외국인 선수 공개 선발, 자유계약선수(FA) 구성, 선수단 파악, 전력 구상…. 코치도 뽑아야 한다. 이 감독은 "현안이 워낙 많아 일을 나눠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과 면담을 해 원하는 부분을 듣고, 훈련할 내용도 전달하겠다"고 했다.이 감독은 실업팀 호남정유와 국가대표팀 선수로 1990년대를 평정한 일류 세터였다. 1991~1996년 호남정유의 실업배구 슈퍼리그 6연속 우승에 기여하고, 세터상을 휩쓸었다. 대표 선수로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현대건설을 지휘하면서도 세터진을 향한 주문이 많을 것이다. 그는 "세터는 팀이 제일 잘하는 공격으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상황을 읽는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했다.이 감독은 공격의 속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둘 계획. 양효진(28·190㎝), 김세영(36·190㎝) 등 중앙 공격진을 비롯한 블로킹의 높이가 장점이지만 공격 속도는 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큰 키로도 빠르게 하는 배구가 각광받고 있다. 아주 낮고 빠른 공격은 어렵더라도 속도를 높여 공격력을 살리겠다. 세터와 약속된 패턴을 여러 가지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이 감독은 경험이 풍부하다. 은퇴한 다음 흥국생명 코치(2008~2009년)와 대표팀 코치(2013년), 배구 해설위원 등을 하며 현장을 지켰다. 그는 "감독으로는 어떤 모습일지 내가 더 궁금하다"며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서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경험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책임감도 크다. "제가 더 잘해야 여성 감독이 계속 나올 수 있겠죠?"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