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5월 장미대선은 장미향보다 '쩐'의 향이 짙은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본선에 뛰어든 각 당 후보가 쓸 수 있는 선거비용은 후보당 509억원이다. 유례없는 원내 5당 체제를 감안하면 각 당 후보가 선거를 완주할 경우 산술적으로 선거자금으로만 최대 2500억원이 동원될 전망이다. '문제는 돈'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나는 금액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각 후보가 사용할 수 있는 선거비용 제한액을 509억9400만원으로 책정했다. 선거비용은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선거공영제 원칙에 따라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총 유효투표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사용한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는다. 10~15%를 얻으면 절반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0%를 넘지 못한다면 사용한 선거비용을 돌려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줄곧 지지율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타 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문제가 현실적인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51.6%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거비용 498억원 중 453억원을 보전받았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48.0%를 득표해 484억원 중 467억원을 돌려받았다. 선거비용의 대부분은 각 캠프가 후원회를 통한 모금으로 충당하지만 후원금만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정당의 후보자들은 부족한 비용을 당에서 지원받는다. 선거비용의 50%를 보전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 득표율은 10%다. 따라서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해 애를 먹는 후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본선에서 완주를 이뤄내도 사용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한다면 소속정당에 큰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은 신생정당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이 바로 그런 경우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창당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면 당이 파산 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당은 존폐의 위기에 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보수 단일화'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범보수연대를 형성해 자금 부담을 줄이자는 이유도 단일화 추진 배경 중 하나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바른정당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3월 4주차 주중집계(20~22일·1531명·응답률 8.2%·표본오차 95%·신뢰수준 ±2.2%포인트·상세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한국당 대선주자 중 홍준표 후보와 김진태 후보는 각각 9.1%와 5.2%를 기록했다. 홍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15%선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비용 전액 환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경선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보수민심이 우리당 후보에게 집중 될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15%선을 넘기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놨다. 일치감치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완주 의사를 밝힌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지난 대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짠물' 선거비용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50억 선을 전체 대선회계로 책정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은 국가보조금 일부와 후원금, 특별 당비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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