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1인당 사교육비 또 '역대최대'…지역·소득양극화 심각

▲2016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자료 =통계청]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별·지역별 사교육 양극화는 더욱 심화돼, '개천에서 용 나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전년(24만4000원) 대비 4.8% 증가하며 전년도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09년 24만2000원이었던 월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6000원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013년 23만9000원, 2014년 24만2000원으로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24만4000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 사교육비가 25만원대로 올라선 것도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초등학교가 24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으며, 고등학교도 26만2000원으로 10.9% 증가했다. 중학교는 27만5000원으로 액수는 가장 컸으나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인구감소로 쪼그라들던 사교육 시장 규모도 7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18조1000억원으로 전년(17조8000억원)에 비해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학생수가 609만명에서 588만명으로 감소했음에도 1인당 사교육비가 증가하며 시장이 성장한 것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성장세였던 사교육비 총액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년 대비 6년 연속 감소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67.8%로 전년(68.8%) 대비 1.0% 포인트 감소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참여율이 각각 0.8%포인트, 5.5%포인트 감소한 반면 고등학교는 2.3%포인트 증가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6.0 시간으로 전년(5.7시간) 대비 0.3시간 증가했다. 사교육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빈익빈 부익부' 다.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로 50만원 이상을 지출한 학생이 전체의 17.1%로 전년(15.1%) 대비 증가했다. 반면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학생 비율 역시 31.2%에서 32.2%로 증가했다. 도·농 격차도 컸다. 서울시와 광역시, 중소도시는 50만원 이상 지출한 학생 비중이 28.8%, 15.9%, 16.3%를 기록한 반면 읍면지역은 6.7%에 불과했다. 읍면지역은 사교육에 10~20만원을 쓰는 학생 비율이 높았고(13.2%), 아예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도 전체의 42%에 달했다.

▲2016년 소득수준별 사교육비와 참여율 [ 자료 =통계청]

부모의 수입이 많을수록 자녀의 교육에 더 많이 투자했다. 월평균 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3000원으로,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 학생 사교육비(5만원)의 8.86배에 달했다. 조사를 시작한 2007년(8.83배)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또 소득 700만원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1.9%이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참여율은 30%로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부모들이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교육비가 성적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상위 10% 이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9000원인 반면 하위 20% 이내 학생의 사교육비는 17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 면에서도 상위 10% 이내 학생은 77.8%, 하위 20% 이내 학생은 55.9%로 차이가 났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6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며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26만6000원)를 앞질렀다. 어머니 외벌이 가구의 경우 학생 1인당 사교육비로 월 15만4000원을 쓰는 데 그쳤다.과목별로는 일반교과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9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한 반면 예체능·취미교양은 전년 대비 19.5%나 증가한 6만3000원을 기록했다.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수강(12만6000원)이 가장 많고 개인과외가 3만1000원, 그룹과외가 1만9000원, 방문학습지가 1만1000원이었다. 한편 사교육비와 별도로 조사되는 방과후학교의 경우 지난해 비용이 1조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줄었다. 역시 별도 조사되는 교육방송(EBS) 교재, 어학연수의 경우도 각각 1700억원, 39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0.1%, 33.3% 줄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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