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의 육도삼략]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

디플로맷...美中 핵전력균형 상실, 中의 반격 능력 저하 우려 때문

중국은 한중 관계가 수교 25주년을 맞는 등 성숙 단계에 접어드는데도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경제보복을 가하는 등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드는 공격 무기가 아니며, 사드 레이더는 중국을 감시할 능력이 없다는 미국의 설명에는 귀를 닫고 미국이 사드체계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는 게 중국이다. 왜 그럴까?

사드 레이더 탐지거리(자료=헤리티지재단)

외교 안보 매체 더디플로맷(thediplomat)은 이에 대해 그럴 듯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중국이 민감해 하는 미사일 시험 시설을 감시할 능력이 없지만 중국이 미국에 대륙간탄도탄( ICBM)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그것이 실탄인지,기만탄인지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경보를 함으로써 미국에는 반격 능력은 높이고 중국에는 반격(second strike) 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디플로맷 안킷 판다 선임기자는 분석했다. 그동안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이 사드 장비를 한국에 들여오자 다시 한 번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사드 장비 일부 배치 이후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과 한국의 사드 배치에 단호게 반대하며, 중국의 안보이익을 지키기 위해 확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中 사드 반대 이유는 레이더 때문"=안킷 판다는 사드는 종말 단계에 요격할 수 있는 것이고 중국이 한국에 미사일을 쏠 생각이 없으면 사드는 무용지물인데도 중국이 이를 반대하는 것은 사드의 X밴드 AN/TPY 레이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사드 레이더를 여러 번 언급해왔고 특히 2월에는 한반도 방어 필요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1년 전에 중국의 국익을 해치려는 계략이 아니라며 사드 체계의 기술적 한계와 사실들(facts)을 논의해보자는 미국 측의 제안은 거절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의 거절을 제안하면서 사드는 중국에는 단순히 기술상의 이슈는 아니다고 밝혔다.판킷은 사드가 중국 국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드 레이더가 미국 측에 중국 감시 능력을 제공하고 미중 핵 균형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첫 번째 가설은 얼핏 솔깃할 것 같지만 몇 가지 점에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선 AN/TPY-2 레이더의 한국 배치는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일본 교토현 교가미사키 통신센터와 아오모리현 샤리키 등 두 곳에 AN/TPY-2 레이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둘째 경북에 설치되는 사드 레이더는 아무리 후하게 쳐도 중국의 미사일 시험장이 있는 고비 사막 내륙 깊숙한 곳을 감시할 능력은 없다고 판킷은 주장했다. 그는 사드 레이더 탐지 거리를 수백 마일에서 3000km로 추정했다.셋째 미국은 대만에 장거리 탐지 레이더를 설치해 놓고 있다.판킷은 이들 기존 시설을 감안한다면 경상북도의 사드 포대와 레이더는 미국에 없는 새롭고 성능좋은 안경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단언했다.

사드 레이더 탐지거리와 중국 영토

◆中, 기만탄 식별하는 사드 레이더 설치로 반격능력 상실 우려= 그는 대신 두 번째 가설이 더 설득력이 있으며 중국 정부가 경상북도 사드 레이더를 걱정해야 하는 온당한 이유가 되는 것이라는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남단에 설치될 세 번째 AN/TPY-2 레이더는 중국의 반격 능력을 저하시켜 미중 전략 핵균형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가설이다. 판킷의 설명은 이렇다. 중국이 대규모 핵전력 증강을 피하고 수백발의 핵탄두로써 안심하고 표적을공격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신뢰성있게 뚫고 들어가야 한다. 사드 한국 배치 전에는 중국의 ICBM은 일본의 AN/TPY-2 레이더에 노출돼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알래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지상 요격 미사일이 중국의 탄두를 파괴하도록 돕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한국에 제 3의 AN/TPY-2 레이더가 설치되면 미국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데이터 결정력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판킷은 내다봤다.특히 중국은 디코이(유인물)이나 탄두와 같은 ICBM 침투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중국의 기존 핵 무기가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를 뚫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확신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판킷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설치된 삼각형의 AN/TPY-2 레이더는 이론상으로는 알래스카가의 요격미사일이 진입하는 중국의 미사일을 더 잘 타격하기에 충분한 경보시간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판킷은 특히 경북에 설치될 AN/TPY-2레이더가 실탄과 구분할 이점을 가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판킷은 경향신문이 리빈 칭화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사드 레이더가 북한 미사일 감시를 위해 배치되면 중국 동북부 상공을 나는 미사일의 뒷부분(back)을 볼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한 점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9월28일 리빈 칭화대 교수가 한국고등교유재단 주최로 열린 '안보 딜레마 속의 한중관계'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사드 레이더가 중국이 발사하는 ICBM의 뒷2부분을 탐지함으로써 중국에 기술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낮은 급 레이더를 사용해 중국의 우려를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디플로맷은 이와 관련, 리빈이 미국에 제안한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면서 미국은 그린파인 레이더난 사드 요격미사일에 지령을 내릴 다른 레이더를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북한 영토를 훨씬 초과하는 만큼 사드 레이더는 그린 파인 레이더에 견줘서 한국을 보호할 능력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강변했다.판킷은 이에 따라 중국의 전략가들은 사드 레이더는 중국의 반격능력에 대한 확신을 심각히 저하시킬 것이라고 확신할 것이며 바로 이것이 중국 정부가 왜 말로 그렇게 반대하고 한중 양국관계를 붕괴시키고 있으며 요지부동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강조했다.판킷은 이어 중국은 한미의 조치가 중국이 최근 투자하고 있는 복수 표적 타격능력을 갖춘 다탄두 진입체(MIRV) 시험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자 그렇다면 중국의 다음 대응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온다. 중국의 반격능력 감소가 사드 반대를 촉구한 동인이라는 가설에서 벗어날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판킷은 중국은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재고량을 대규모로 늘리는 것이 한 가지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냉전이 절정기에 이르렀을 때의 미국과 옛 소련에 비하면 많지 않은 수준이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핵 선제 공격을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중국의 우려는 줄어들었을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 확장 정책을 발표했기에 이런기대는 그저 기대에 그친다.미국이 사드배치를 강행하고 박근혜정부가 이를 용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바랄 수 있는 대안은 별로 없다. 판킷은 한국의 국내 정치가 최상의 대안이라고까지 말했다. 대선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은 사드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디플로맷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사드 배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한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더 개방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은 이래저래 막중하다.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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