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진영 등 민주당 의원 일부 탈당 의사…김종인 '내가 '킹'이 될지는 두고봐야'(종합)

7일 탈당 공식화, 기자간담회 열어동반 탈당 규모는 최소 3~4명"어느 당에도 입당하지 않겠다"제3지대에 머물면서 비문세력 규합, 패권세력 집권 저지할 최후 방어선 구축정운찬 전 총리, 바른정당 등과 손잡을 듯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조찬 회동정병국 바른정당 대표 "예측됐던 일"[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홍유라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선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진영 민주당 의원 등 최측근 일부가 당 지도부에 동반 탈당 의사를 개진하고, 또 다른 일부는 장고에 돌입한 가운데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내홍을 겪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어느 당에도 입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김 전 대표는 7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당할 것이며 시기는 내가 알아서 판단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어느 당으로 들어가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며 "탄핵 이후의 정치 상황을 지켜보고 내가 할 일을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직접 '킹(대선주자)'이 될지 '킹메이커'로 남을지에 대해선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비문(비문재인) 세력을 규합할 경우, 올 대선은 집권이 유력시되는 친문(친문재인)과 비문 간에 본격적인 세 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동반 탈당 규모에 쏠리고 있다.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김 전 대표와 함께 탈당하느냐에 따라 대선정국의 풍향계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의 한 주류 의원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측근 의원들도 대부분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지난주부터 물밑에서 탈당의 밑그림을 구체화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의 최측근인 진영 의원이 지난주 당 지도부에 탈당 의사를 개진하는 등 일부 측근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개헌파'로 불리는 측근 의원 일부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장고에 들어갔다. 다만 동반 탈당 규모는 최소 3~4명, 최대 7~8명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도 곧바로 당 밖으로 나서기보다는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와 대선 정국을 지켜보면서 순차적으로 대오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표의 최종 행선지는 불투명하다. 탈당과 함께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한 김 전 대표가 당분간 당적을 갖지 않고 밖에서 큰 그림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전 대표는 최근까지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친문ㆍ친박(친박근혜)의 양 극단 세력을 배제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구체적으로는 집권이 유력시되는 친문에 맞서 비문세력을 규합하고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경제토론회를 함께 주도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는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 의원은 "김 전 대표께서 탈당해 제3지대를 형성한다면 저나 바른정당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지난달 말까지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펼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범여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축이 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다른 유력 정치인들을 묶는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고리는 반패권과 개헌이다. 이는 바른정당이 추진해온 정 전 총리 영입과 김 전 대표와의 연대라는 밑그림과도 잇닿아 있다. 변수는 김 전 대표가 직접 대선출마를 강행해 직접 '킹(대선후보)'이 되느냐, 지금처럼 '킹메이커'로 남느냐 여부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정 전 의장과의 회동에서 사나흘 내에 곧바로 탈당하는 것과 킹이 되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주도해 비문 세력과 함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거나 바른정당과 다른 중도세력 합당의 촉매가 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바른정당은 김 전 대표의 탈당 소식에 환영 일색이다.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예측했던 일"이라며 "친박 패권에서 친문 패권으로의 정권교체는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탈당하시는 만큼 반문·개헌 연대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운데)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토론회에 참석,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정 전 총리다. 정 전 총리 측이 바른정당 입당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김 전 대표와 제3지대에 머물며 세를 규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정 전 총리와 각별한 바른정당 관계자는 "도무지 정 전 총리의 의중을 읽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전격 회동했다. 공개 회동은 지난달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1시간가량 독대한 두 사람은 대선 정국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가 김 전 대표의 국민의당 합류를 건의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문 전 대표의 요청으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된 뒤 당내 친문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선 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데 기여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당내 친문의 전횡이 극에 달했다고 판단해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으로 관측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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