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남경필 '개헌보다 연정 먼저…靑 없애고 내각개편 최소화'

차기정권 누가 집권해도 다당구도로 연정이 답김무성·오세훈 재등판론? 어떤 결정도 다 존중할 것文 전 대표가 연정 제안하면, 그때 가봐야…구걸은 안해 한중 사드갈등 해소방안은, 북핵 위협 제거가 해결책내가 가는 길이 보수의 길 朴 옹호세력은 수구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윤동주 기자 doso7@

[인터뷰=정완주 정치부장] 바른정당의 대선 경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8일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차기정권에선 누가 집권해도 다당구도와 연정이 답"이라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올 대선을 가리켜 "연정 세력과 반연정 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에 앞서 연정이 먼저 실행돼야 한다"면서 "가장 큰 자산은 5선 국회의원으로서 중앙무대에서 쌓은 정치 경험과 3년 가까이 경기도를 이끌며 체득한 연정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대선은 '공정사회'와 '공유사회'의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고 했다.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헌법재판소의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국민들의 분노 섞인 정권 비판이 미래의 비전으로 시선이 옮아가게 된다"며 "이는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소수 재벌 위주의 경제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했다"면서 "공유적 시장경제라는 해법으로 양극화와 저성장, 청년실업, 저출산 등 구조적 경제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남 지사의 경제정책은 이틀 뒤 공개된 '경제민주화 2.0' 공약에 고스란히 담겼다. 재벌을 개혁하되 기업의 경영을 위축시켜 성장을 멈추게 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남 지사는 또 야3당이 추진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 탄핵 움직임에 대해선 "유감스럽지만 법을 어기지 않았는데, 어떻게 탄핵을 하느냐. 과거 특별검사를 연장하지 않은 (두 분의) 대통령도 탄핵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새 특검 연장법안을 만들어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면 된다"며 "이는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일이지만 야당이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못박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윤동주 기자 doso7@

 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연정 대한민국'이 필요하다. 외교ㆍ안보ㆍ경제 모두 시급히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데 대통령 5년 단임제와 100석 남짓 의석으로는 어렵다. 여야, 어느 쪽이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공감하는 정책은 공유하고 권력과 자리, 예산을 나눠야 한다. -'남경필 정부'의 밑그림은. ▲차기 지도자는 청와대를 없애야 한다. 내각이 모든 의사결정을 하도록 힘을 실어야 한다. 내각을 구성할 때는 정당별 의석수에 따라 장관을 배분하고, 정부조직 개편은 최소화할 생각이다. 조직을 뜯어고치다가 시간만 낭비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의석수에 따라 기획재정부ㆍ법무부 장관 등을 배분하면 폐해가 심할 텐데. ▲그래도 지금(5년 단임 대통령제)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헌은 필요하다. 다만 대선 전까지 끝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본격적인 대선체제에 돌입하면 후보들이 구체적 계획을 갖고 개헌과 관련된 약속을 하면 된다. 저는 '협치형 대통령제'를 내세웠다. 대통령이 되면 연정을 하겠다는 뜻이다. 경기도처럼 정치적 합의에 따른 연정을 먼저 실시하고 이를 국민이 수용하면 이후에 제도화를 해도 된다. (내가 바른정당의 후보가 된다면) 연정을 중심으로 모든 세력을 모을 것이다. -바른정당은 지금 몇 점인가. 낮은 지지율로 고전 중이다. ▲점수를 말하긴 곤란하다(웃음). 국민만 보고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다만 바른정당은 신생정당이다. 아웃복싱을 하지 말고 인파이팅을 해야 한다. 한국형 자주국방, 사교육, 수도이전 문제 등 어젠다를 치열하게 토론하고 국민들이 판단하도록 하자.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투표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 등 개혁입법을 통과시키고 중대선거구제 도입도 당론으로 확정 지어야 한다. -불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재등판론은. ▲제가 기대한 만큼 못한 탓이다. 얼마나 답답하면 그런 얘기가 나왔을까. 김 의원이나 오 전 시장 모두 고민을 하고 계실 것이다. 어떤 결정도 존중한다. -오늘 행사에서 정운찬 전 총리와 마주했다. 정 전 총리의 바른정당 입당 분위기가 무르익었나.  ▲입당원서 내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아니라는 얘기는 하지 않으시더라(웃음). -당내 대선 경선 룰을 놓고 잠시 잡음이 일었다. ▲유승민 의원은 훌륭한 경쟁자이자 동반자다. 정말 멋지게 경쟁해보고 싶다. 그리고 경선 보이콧 등 이런 건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정을 제안하면. ▲그건 그때 가봐야 안다(웃음). 그렇다고 연정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제가) 구걸할 필요는 없다. -최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비패권지대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 그럴 것이다. 예전 (나도) 그런 고민을 했지만 '아직 거기까지 가기에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지금은 각자 바른정당, 민주당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윤동주 기자 doso7@

 -최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했나. ▲연정과 협치가 답이라는 데 공감했다. 극단을 제외한 연정이 답이라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국방부 장관으로 유 의원이 적합하다고 했는데. ▲군이 국민에게 사랑받으려면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필요하다. 지금 육군 중심의 군 제도는 편중이 지나치다. 평소 유 의원이 초대 민간 국방부 장관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일각에선 보수의 질서 있는 패배론도 나온다. ▲지금 패배 얘기를 할 때는 아니다. -북핵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불거진 갈등 해소 방안은. ▲대북 문제는 제재와 협상의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폐쇄 1년을 맞은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한다. 개성공단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협력 방안도 필요하다. 사드 배치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대한민국 주권과 관련된 문제다. 중국이 우려하는 건 우리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편입되는 것과 배치 후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란 점을 설득해야 한다. -사교육 폐지를 강조했다. 교육개혁의 청사진은. ▲사교육은 마약과 같다. 연간 18조~30조원이 소요되는 사교육에 호루라기를 불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통과되면 과거 헌재의 위헌 판결을 넘어서는 정치적 행위가 될 것이다. '교육 김영란법'을 만들겠다. 또 특목고ㆍ자사고를 폐지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학 전형에서 정시 비중을 현행 30%에서 60%로 확대하겠다. -모병제는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예산과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할 건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공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모병제 재원은 2022년까지 6조9000억원이 필요하다. 법인세와 비과세감면을 축소해 마련하면 된다. 이를 통해 매년 3조3000억원의 세수를 확대할 것이다. 방위산업 비리만 예방해도 군 현대화를 위한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본다. -'금수저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저를 '오렌지'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런데 제 아들은 오렌지가 아니고 '한라봉'이라고 하더라.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또 '부러진 금수저'라고 말하고 싶다. 이명박(MB) 정부 때 사찰당하면서 이혼을 했고, 도지사가 된 뒤 아들의 군 폭행 문제가 터지면서 평탄치 않았다. 앞으로 받은 만큼 베풀며 살겠다. -남경필이 생각하는 보수란. ▲한마디로 남경필이 보수다. 남경필이 가는 길이 보수의 길이다. 대통령이 저렇게 잘못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걸 옹호하는 세력은 수구다. 정리=오상도ㆍ성기호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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