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1일 오후 1시30분, 양평물맑은시장공원. 이른바 '3·1만세터'이다. 이곳에서 특별한 98주년 3·1절 기념식이 열렸다. 그동안 모금한 양평군민들의 후원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되는 날이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30여 군데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군 단위로는 양평군이 처음이다. 오후 1시가 넘어서자 강상두레패가 사물공연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조용했던 시장공원에 약 300명의 시민들이 북적였다. 모두 환한 얼굴이었고 '뭔가를 이뤄냈다'는 상기된 모습들이었다. 양평군민들은 지난해부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해 왔다. 시민들이 중심이 돼 양평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동안 41차례 회의를 하면서 마침내 이날 평화의 소녀상을 제막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2월6일 후원금이 마감됐는데 522명의 시민과 48개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그동안 모은 후원금만 3800여만 원. 여기에 양평군이 2000만원과 소녀상 건립 장소를 후원하면서 군 단위로는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이들은 한결같이 "진실은 알아야 하고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지 않을 때는 군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까지 소녀상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경숙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아이들과 주민들 하나하나의 정성이 모여 오늘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게 됐다"며 "군 단위로는 최초이고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양평군의 면단위까지 소녀상을 만들 것"이라고 참석한 이들에게 주문했다. 정 대표는 "우리 땅에 우리 돈으로 소녀상을 세우는데 일본의 눈치를 왜 보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화 추진위원회 공동대표가 그동안 경과를 보고했다. 김 대표는 "양평역 등에서 모금 운동을 펼쳤고 그 결과 38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며 "양평군민과 양평군이 협력해 만든 아주 특별한 소녀상"이라고 설명했다. 임승기 추진위원회 상임대표는 진실은 알아야 하고 후세대들에게 관련 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대표는 "진실을 밝혀야 하고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꼭 받아야 한다"며 "또 이를 교육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고 앞으로 한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소녀상을 건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을 알고 진정한 사과와 보상이 이어질 때 양국의 화해와 평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이부영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상임대표는 "일본은 여전히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중심이 돼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양평군에 있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시와 편지 읽기도 이어졌다. 김아린 지평중학생은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을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소녀들의 외침"이라고 말해 참석한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서연 양평고등학생은 "할머니들의 상처는 곧 우리들의 상처"라며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할머니 사랑합니다"는 편지 글을 읽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양평물맑은시장공원 3·1만세터에 자리 잡은 평화의 소녀상 곁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곳에 앉아 평화의 소녀상과 늘 함께 하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소망했다. ☆양평군민, 평화의 소녀상 만들다=https://youtu.be/E9DD09_BJcg<div class="testMove">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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