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뜯어보기]찰진 비빔밥에 넉넉한 매콤제육…편의점 도시락 그 이상

CU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10분도 안 걸려 '쓱싹쓱싹 쩝쩝~'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도시락 찾으세요? 어쩌나, 오늘 많이 들어왔는데도 일찍 다 팔렸네." 평일 오후 6시 반께 편의점 CU에서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 도시락을 구하지 못해 현실을 부정하던 찰나. 점원 아주머니는 익숙한 일이라는 듯 위로를 건네 왔다. 1인 가구 증가에 편의점 도시락은 종류 구분 없이 진열 즉시 팔려나간다는 귀띔과 함께였다.  같은 날 다시 터덜터덜 걸어 다른 CU 앞에 다다랐다. '없겠지?' 기대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거짓말 같이 딱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토록 갈구했던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 도시락은 CU가 지난 21일 선보인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가격은 당초 CU가 예고했던 4000원보다 100원 싼 3900원. 요즘 같은 불경기엔 4000원대보다는 3000원대가 훨씬 더 솔깃하다. '쌀 19.44%, 고추장 불고기 12.16%, 뉴 전주 비빔 소스 5.95%' 성분 표시를 눈으로 훑고 익숙하게 비닐 포장을 벗겼다. 이미 제조 공장에서 빨갛게 비벼 나온 밥에 고추장 불고기, 오색 나물을 차례로 투하했다. 전자레인지 가열 시간은 2분으로 안내 사항을 정확히 지켰다. 2분이 지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비빔밥에 별첨 참기름을 솔솔 뿌려주고 쓱싹쓱싹 비비니 먹을 채비 끝.  한입 뜨자마자 바로 "맛있다"는 말부터 나온다. 특히 '고추장 밥' 맛이 좋았다. 신동진쌀로 지은 밥에 양파, 콩나물 등 각종 다진 채소와 특제 비빔 소스가 어우러져 기본 식감을 탄탄하게 잡는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신동진은 쌀 품종 중 하나다. 일반 품종 대비 쌀알이 1.3배 크고 최적의 수분량을 지녔다. 부드럽고 독특한 찰기가 있어 일식집에서 초밥용으로 주로 쓰인다. 여타 편의점 비빔밥 도시락을 먹다 보면 밥이 너무 꼬들꼬들하거나, 제대로 비비지 못해 어느 입은 맵고 어느 입은 심심한 경우가 있다. CU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 도시락은 두 가지 아쉬움을 정확하게 보완했다. 맵기 정도는 고추장 불고기로 조절해야 한다. 당연히 다 털어 넣었다. 고기를 버리기라도 하란 말인가. 국내산 돼지고기를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고추장 불고기는 유사 상품보다 약 3배나 더 들어있다고 CU는 광고했다. 3배 까진 아닌 것 같아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고기에 붙은 쫀득쫀득한 비계가 풍미를 더했다.  고추장 불고기와 다섯 가지 나물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맛은 기대 이상이다. 사실 아내와 아이가 잠든 사이 먹다가 맛있어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전혀 질기지 않고 보드라운 도라지, 취나물, 고사리, 애호박, 당근 등 다섯 가지 나물은 밥, 고기와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식사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총각이었을 때나 아빠가 된 지금이나 편의점 비빔밥 도시락은 꽤 괜찮은 친구다.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만 빼면.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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