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환율조작국 지정땐 FTA 재협상 불리

美 환율조작국 지정 앞두고 우려·논란 겹쳐환율 구실삼아 압박 가능성원달러 환율 급락시 수출기업에 피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참모들과 연방예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물려받은 예산과 재정은 엉망진창이지만 우리가 잘 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현지시간으로 21일 모든 자유무역협정(FTA)를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오는 4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대상에 우리나라가 포함될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FTA 재검토와 환율조작국 지정여부 모두 보호무역주의와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데 특이한 것은 지난해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뒀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이다.한국은 환율조작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설명도 똑같다. 하지만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라는 변수의 등장이다. 환율조작국 가능성이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면 요건을 완화하거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한국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이나 대만을 우선 지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정부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이 가져올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미국의 교역촉진법(BHC Act)에 따르면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미국은 환율조작국에 대한 대외원조 자금지원 금지, 조달계약 체결금지, 환율문제와 무역협정 연계 등을 추진할 수 있다.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외원조 자금지원 금지 조항은 원조를 받지 않는 우리와 상관이 없으며, 조달시장도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조달시장 규모는 연간 4765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의 점유율은 11억9600만달러로 0.28%에 불과하지만 상위 4위 규모다. 다만 이 가운데 국방부가 전체의 99.5%를 점유하고 있어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다만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시 미국이 환율문제를 연결할 경우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점쳐진다.문제는 원·달러 환율 급락 가능성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릫달러 절하-원화 절상릮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가치가 단기간 크게 올라 수출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또 외환당국의 환율미세조정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하락시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외환시장 개입 기준이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외환시장 개입 한도를 초과하거나 또는 그 한도를 지키기 위해 시장안정 노력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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