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여전히 평년보다 훨씬 비싸정부, 추가 대책 가동하지만 생산자물가는 "더 오를 것" 예고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가 밥상물가 진정에 팔을 걷어붙이며 "설 이후 하락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당최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4010원으로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3987원)보다 오히려 0.6% 더 올랐다. 양배추(1포기 상품·4991원)도 설 전보다 0.4% 비쌌다. 이들 채솟값은 평년보다 각각 63.6%, 82.7% 높다.아울러 마늘(깐마늘 국산 1㎏ ·1만636원), 양파(1kg 상품 ·2353원)가 설 이후 각각 6.2%, 8.8% 뛰었다. 대파(1kg 상품 ·3778원)도 0.8% 올랐다. 이들 양념류 채소들은 평년보다 각각 37.4%, 20.1%. 33.7% 비싸다.지난달 26일 대비 21일 당근 상품 1kg(5025원) 가격은 13.1%, 무 상품 1개(2288원) 가격은 9.6% 내려갔다. 그러나 당근, 무 모두 평년보다는 각각 99.2%, 70.2% 높은 수준이다.축·수산물 물가도 부담스럽다. 한우 등심(100g 1등급·7877원) 소매가는 설 연휴 뒤 3.3% 올랐다. 한우 갈비(100g 1등급 ·5128원)는 2.2% 하락하는 데 그쳤다. 두 품목 다 평년보다 24.1%, 17.7% 높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 ·1994원)은 6.9% 올랐고 평년보다는 15.4% 비싸다.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잦아들면서 계란 가격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전국 평균 계란(특란 중품) 한판 소매가는 지난 1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하락, 7892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13일 16거래일 만에 내림세가 꺾이며 7945원으로 올랐다. 14일부터는 다시 소폭 내려 21일 7580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5512원)보다는 아직 37.5% 높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한판이 6000원대인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동시에 닭고깃값은 AI 영향의 잠복기에서 벗어나며 들썩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지난달 31일 4890원까지 떨어졌던 닭고기(도계 1kg) 소매가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1일 기준 소매가는 5443원으로 짧은 기간 11% 넘게 뛰었다. 설 연휴 뒤부터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한 영향이다. 도계 1kg 도매가도 이달 1일 2666원에서 20일 3700원으로 38.8% 올랐다. 도 ·소매가가 오르는 데 발맞춰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도 9일부터 닭고기 상품 판매가를 최대 8% 인상했다.명태(냉동 1마리 중품 ·2402원)는 설을 지나 2.5% 더 올랐고, 물오징어(1마리 중품 ·3275원)는 1.9% 떨어졌다. 이들 품목의 가격은 평년보다 16%, 16.1%, 16.5% 비싸다.정부는 농·축산물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비축 물량 방출 확대, 농협 할인 판매, 소매지 공급 확대 등 추가 물가 진정책을 가동했다. 직거래 활성화 등 농·축산물 유통 구조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등락률 추이(자료 제공=통계청)
(자료 제공=한국은행)
이런 노력에도 물가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축산물이 전월보다 6.3% 오르는 등 농림수산품이 4% 상승했다. 신선식품도 전월보다 5.2%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당분간 농·축·수산물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한편 최근 7일(14~20일) 중 구제역 추가 의심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AI의 경우 아직도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검출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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