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자' 펜스의 첫 국제무대 데뷔…유럽내 회의론도 솔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을 방문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협력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방위비를 더 분담하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내놨다. 전통적 우방인 EU 주요 회원국들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에 있어서는 물러날 수 없다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미국과 유럽의 '공동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의 강한 협력관계를 약속했다"면서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를 통한 평화와 번영이라는 같은 유산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포함해 경제문제와 국제테러 등에 미국과 유럽이 긴밀하게 협조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투스크 의장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유럽은 우리의 통합에 대한 미국의 진심어린 지지를 전적으로 믿고 있다"면서 "유럽의 통합이 없었으면 세상은 훨씬 더 나쁜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메신저'를 자칭한 펜스 부통령 발언으로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걱정이 컸던 EU 주요 회원국들은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다만 평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속뜻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우며 만일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의 말들을 주워 담고 입장을 곧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투스크를 만난 뒤 오후에 NATO 본부를 찾은 펜스는 "미국은 1949년 나토 창설 이후 충실한 회원국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NATO 조약 동맹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사비를 늘릴 것이다. 유럽 역시 많은 헌신이 필요하다"며 작정한 듯 포문을 열었다. 그는 28개 유럽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쓰겠다는 약속을 지킨 국가는 미국을 포함 5개국 뿐이라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유럽 회원국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인내심은 영원할 수 없다"면서 노골적으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역시 펜스의 방위비 분담 요구에 동의를 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펜스 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여러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강조하면서 2인자로서의 첫 국제무대 데뷔에 신경썼지만 EU 관료들 가운데는 그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익명의 EU 외교관은 "펜스의 메시지가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을 담고 있는지는 트럼프의 트위터를 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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