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여권 인사 개별 발탁' VS 안희정 '대연정'…사안 마다 부딪히는 文과 安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권하면 여권 인사를 내각에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선 이후 야당과의 협치 방안이 민주당 경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7일 아시아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적폐청산, 국가대개조의 대의에 뜻을 함께 한다면 여권 인사도 차기 정부 각료로 발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국회는 여소야대여서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집권을 하게 되면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을 협치의 파트너로 우선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협치의 대상을 국민의당이 아닌 여권 정당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당명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여권 정당’은 바른정당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대해 “헌법 유린과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고, 지금까지 오랜 적폐들을 만들어온 정치세력”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협치의 방법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제안한 ‘여권 정당과의 대연정’이 아니라 여권 인사의 개별 발탁을 통한 제한적, 부분 협치이다. 여권 정당의 중진급 인사를 각료로 발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협치를 구현하겠다는 게 문 전 대표의 구상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외교 안보 등의 분야는 여권 정당 인사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야권 세력이 과거에 집권했을 때도 보수층이 민감해하는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보수 정당에 내각을 맡긴 적이 있다. ‘DJP 연대’를 통해 탄생한 김대중 정부는 경제, 외교, 안보 분야 내각 제청권은 자민련에 넘겨 준 적이 있다. 문 전 대표의 구상은 여권과의 대연정을 주장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안 지사의 대연정론이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가 여권 정당과의 연정론을 제기한 이후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청산의 대상인 새누리당과 연대하는 건 정치공학적 접근”, “안 지사가 집권하면 최순실도 사면해 줄 것 같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문 전 캠프 관계자는 “여권 인사를 각료로 발탁하겠다는 문 전 대표의 구상은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불안해하는 중도, 보수 성향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묘책”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