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탄핵심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 경제가 1분기도 지나지 않아 불안요인에 휩싸이고 있다.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후 통상마찰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3월로 예고되면서 정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북한 김정남 피살로 지리적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경제계의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리스크 현실화오는 4월로 예정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시부터 중국 상품에 45%의 관세를 물린다거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중국을 겨냥해왔다. 우리나라는 우선순위에 있어서 중국에 밀리며 환율 전쟁에 직접적인 당사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했다.그러나 최근 영국 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의 환율조작이 의심된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을 둘러싼 바람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FT는 지난 13일 도쿄발로 낸 "트럼프의 아시아 환율조작국에 대한 분노는 타깃이 잘못됐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명백한 환율조작 장본인은 일본과 중국이 아닌 한국과 대만, 어떤 측면에서는 싱가포르"라고 주장했다.이에 정부는 FT 본사와 일본 지사에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항의 서한을 보내면서 적극 대응에 나섰다. 국제금융 라인에서 외신에 항의서한을 보내긴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우리 경상수지 흑자는 고령화와 유가 하락에 기인하고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발표처럼 원화의 실질 가치가 계속 고평가돼 있으므로, 환율 저평가로 흑자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북한 문제가 '정말 정말 중요한 사안 (really really important subjects)'이라고 밝혔다. (사진=AP연합)
문제는 트럼프 본인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미국입국금지 국가 7개국을 적으로 돌리는 트럼프 이민 정책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국내외 안팎에서 많은 비난과 우려에도 스스로 행정명령을 단행할 정도라면 우리의 예상에서 빗나간 환율조작국 지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박근혜 탄핵 결과는?…이재용 구속 후폭풍박근혜 탄핵으로 인한 후폭풍이 가시화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을 오는 24일 열겠다고 밝히면서다.최종변론 후 결정문 작성에 2주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선고일은 3월10일쯤이 유력해 보인다.지난 16일 열린 탄핵심판 14차 변론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재판부는 증인 신문을 마친 다음에 2월24일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라며 "쌍방 대리인은 23일까지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하고 24일 변론기일에 최종변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고영태가 운영하던 빌로밀로의 가방을 박근혜 대통령이 들기 시작하며 시작된 사업적 관계는 고원기획을 포함한 3개의 법인을 거쳐 더블루K로 이어진다. 고영태는 더블루K의 상무이사로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지원받는 사업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
헌재는 24일 최종변론일에는 증인 신문 등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아, 박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한다 해도 최후진술을 듣고 예정대로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법조계에는 보고 있다.박근혜 탄핵 선고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는 커다란 변수를 떠앉게 됐다.탄핵이 가결되면 곧바로 대선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후보자간 경제 공약이나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경제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야권 후보들이 잇따라 재벌개혁이나 법인세 인상, 공정경쟁 등 경제민주화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탄핵이 부결되면 박근혜 정부는 안정성을 되찾겠지만 사회적 혼란은 더욱 증폭되면서 경제 시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도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당장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주들이 급락하거나 일부 급등하면서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주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자칫 그룹주 약세가 증시 전반을 끌어내리는 악재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유가증권시장 15개사와 코스닥시장 1개사 등 모두 16개사로, 전날 기준 시가총액 규모가 41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30.61%에 이른다.이외에도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휴대폰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총수 부재로 그룹 컨트롤타워가 약해진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총수 부재를 100%로 채워주기 어려워 주요 정책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수 부재로 그동안 추진해온 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늦어질 것"이라며 "실적시즌은 사실상 지났기 때문에 당분간 그룹주는 특검에 대한 이슈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4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되며 북한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사건 내막이 드러나며 북한 현 정권을 포함해 누가 지시를 했는지가 밝혀지는 등 혼란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이 같은 북한 동향 변화는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사진=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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