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결단할까 안희정 지원할까…정치권 '촉각'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6일 독일 방문을 앞두고 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제3지대'의 마지막 키를 쥔 김 전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내릴지, 당(黨)에 잔류해 당내 비문(비문재인)진영을 규합해 경선에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인다.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찬 회동을 갖고 약 1시간30분 동안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김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정국에 따른 심각한 사회갈등, 연이어 오는 불안정한 대선정국에 대해 걱정을 같이했다"며 "아울러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는데도 뜻을 같이했고, 추후 김 전 대표가 독일에 다녀오면 다시 만나 얘기를 하기로 했다"고 회동내용을 설명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 이후 거취문제를 밝히겠다고 공언해 온 김 전 대표는 최근 비문·비박진영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박영선·이종걸 의원 등 민주당 내 비문 의원 25명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했고, 이날은 민주당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정치권에서는 이날 회동으로 김 전 대표가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빅텐트론이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개헌을 고리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회가 앞으로 가려면 정치·경제쇄신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라고 전했다.하지만 현실적으로 김 전 대표가 당장 탈당 및 제3지대 행(行)을 선택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3지대의 핵심 축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중도사퇴 한 데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스몰텐트'도 별다른 파급효과를 보이지 못해서다. 때문에 김 전 대표가 중도·보수층을 향한 확장성을 드러내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측면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전날 만찬 회동에서 토론 및 정책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안 지사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최명길 민주당 의원은 전날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안 지사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기 정치인 시절의 모습이 보이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부분이 생각난다'고 하는 세간의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PBC)에 출연해 김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안희정 지지 선언"이라고 풀이하면서도, "이 분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바로 돕는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또 지나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전 대표 역시 "남에게 들은 얘기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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