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연출(오른쪽 두 번째)이 7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앞으로 선거를 더 잘 해야겠죠. 또 이런 일(블랙리스트 사태)이 일어나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깨어있어야 합니다."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시발점으로 알려진 박근형 연출(54·극단 골목길 대표)은 현 시국을 두고 우리가 주권을 잘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연출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를 국립극단에서 선보이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박 연출은 7일 오후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17 시즌 프로그램 발표' 간담회에서 "저희들의 선택이죠…. (선거를) 잘해야 했고, 공존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자유로운 표현을 한 이후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때가 오려면 선거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연극 '개구리' 상연 이후 박 연출은 정부가 주는 작종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에 포함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그 예다. 하지만 작품은 월간 한국연극 '2016 연극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제53회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시청각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지난 2015년 10월 박 연출이 참여하기로 예정된 국립국악원 앙상블 시나위 공연이 취소된 사건도 있다. 이에 대해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날 오전 우면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악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라 (검열 관련 방침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예술가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우리 문화예술계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2016년 대한민국 경남, 1945년 일본 가고시마, 2004년 이라크 팔루자, 2010년 대한민국 서해 백령도 등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짚으며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박 연출은 "군인과 그 주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우리 모두가 지나온 역사에 질문을 던져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은 5월 남산 공연에 이어, 지역문예회관 투어협력으로 성남아트센터 '시리즈-연극만원滿員'에 초청돼 6월22~24일 공연된다. 초연 무대에 섰던 강지은, 이원재, 서동갑, 김동원을 비롯해 손진환, 이기현이 합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3월부터 12월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선보이는 시즌 프로그램 작품 10편도 공개됐다. ▲'2017 이반검열'(구성·연출 이연주, 4월6일~16일),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구자혜 작·연출, 4월21일~30일),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작·연출 박근형, 5월13일~6월4일), ▲'국부 國父'(공동창작·연출 전인철, 6월10일~18일), ▲'창조경제_공공극장편'(공동창작·연출 전윤환, 7월6일~16일), ▲'천사(가제)'(구성·연출 서현석, 8월30일~9월 3일),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연출 이성열, 9월14일~10월1일) ▲'십년만 부탁합니다'(구성·연출 이주요, 김현진, 10월18일~22일),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원작 권여선/각색·연출 박해성, 11월23일~12월3일), ▲'파란나라'(작·연출 김수정, 11월2일~12일)등이 관객과 만난다.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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