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김보경 기자] 당내 대권주자들이 잇달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당 지도부가 탄핵심판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는 등 새누리당이 '도로친박(친박근혜)당'으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저승사자'로 불리던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한 지 불과 40여일 만에 박 대통령 보호에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의원총회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친박당 회귀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주말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는 이인제ㆍ김문수 전 의원 등 당내 대권주자들과 조원진ㆍ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어 원유철 의원 등 다른 대권주자들도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참석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각에선 당이 쇄신을 진행하는 가운데 태극기 집회 참여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 집회에 참여한 보수ㆍ우익 단체 상당수가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집회 참여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당 비대위원이자 대선 경선주자인 김 전 의원은 오히려 "박 대통령이 사적으로 이익을 취한 적이 없는 만큼 탄핵심판도 기각돼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박 대통령을 가리켜 "내가 아는 (전ㆍ현직) 국회의원 중 가장 청렴한 분"이라고 지칭해, 지난해 말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을 때와는 상반된 모습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달라진 목소리는 '벚꽃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급해진 당 안팎의 정치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 무려 9명 가까운 대선주자들이 거론되지만, 존재감이 부각되는 후보가 없는 만큼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내놓은 노림수란 분석이다. 새누리당의 A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태극기 집회에 대해 "연세가 드신 분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대단하다. 순수한 애국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집회에 참석하는 여러 단체들과 물밑대화를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 탈당에 무게를 두던 당 지도부의 태도도 최근 선회했다. 지난달 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당 고위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는) 지금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입장인데 누가 악의적으로 퍼뜨린 것 같다.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이건 오래전 얘기"라고 전했다. 당 개혁을 위해 영입된 인 비대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분위기가 벌써 느슨해진 것 같다”며 “고삐를 바짝 조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개혁의 피로감, 이제는 화합하자는 등 당내 분위기를 보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인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 “(태극기 집회 참석은) “스스로의 정치적 결단이고 국민들 지지를 어떻게 해서든 받아야하니, 대권후보는 더 말할 것도 없다”며 두둔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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