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따른 '낙수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정국이 안갯속에 빠져들면서, 반 전 총장이 확보했던 10% 중후반대 지지율의 향배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황교안 대안론'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범여권 '황교안 대세론' 현실화?…출마 결행하면 신기루 될 수도=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범여권 보수후보로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바른정당 경선을 앞둔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거론된다.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다자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갤럽의 조사(1월10~12일)에서 20%, 문화일보ㆍ엠브레인 조사(1월23~24일)에선 16%로 각각 떨어졌다. 세계일보ㆍ리서치앤리서치 조사(1월30일)에선 13.1%로 귀국 직후 25.7%(1월12일·한국갤럽)의 반 토막이 났다. 이는 반 전 총장이 귀국 20일 만에 급작스럽게 대선 출마를 포기한 주요 동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에선 황교안 대안론이 뜨고 있다. 범보수 진영 주자 가운데 반 전 총장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10%대 지지율에 오른 후보이기 때문이다. 황 대행에게 보수층 표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일보가 설 연휴 직후(1월31일~2월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대행의 지지율은 10.3%로 반 전 총장(15.7%)의 뒤를 바짝 쫓았다. 같은 조사에선, 반 전 총장이 불출마할 경우 지지자 중 20.3%가 황 대행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12.8%)이나 남 지사(4.2%)에 비해 높은 수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6.1%)에게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0.4%)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9.4%)보다 적게 반 전 총장 지지자들이 옮겨갈 것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 지지자의 3분의1 가량은 부동층으로 남았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지지기반은 충청(39%), 대구·경북(22%), 부산·경남(20%) 등의 순이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낮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43%)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50대(26%), 40대(11%), 20대(8%) 등의 순이었다. 전형적인 보수후보의 성향을 드러낸 셈이다 한 여권 중진 의원은 "TK지역에선 여전히 황 대행을 대안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더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가 황 대행 쪽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황 대행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수도권에서 다소 높은 지지율을 드러낸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TK·60대 이상, 潘 지지층은 황 대행 선택…황 대행 불출마, 최대 수혜자는 유승민·안희정?= 이런 황 대행은 대선 30일 전까지만 현직에서 사퇴하면 법적으론 출마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출마의사를 밝히는 순간,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권한대행으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바라던 기대감이 무너지고, 대선 출마의 적절성 논란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론 등 부정적 여론이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다. 보수층의 표를 집결시킬 수는 있지만 표의 확장성 여부가 최대 난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황 대행이 불출마하더라도, 대선 직전까지 몸값을 올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만약 황 대행이 불출마하면 최대 수혜자는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수위를 다투는 유 의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충청권인 안 지사에게 충청권 표가 쏠리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중도성향의 표가 반문(반문재인) 성향을 드러내는 안 전 대표에게 옮아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이 같은 예측이 신기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며 "반 전 총장이 귀국할 때까지 지지율 수위를 다투다 급락한 것을 되새겨야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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