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人헌재 첫 변론…朴 대리인단, 또 딴죽걸기

이정미 권한대행 첫 진행…증인 15명 또 무더기 신청탄핵심판 시기 등 공방…전·현직 靑 비서관 잇따라 증언[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헌법재판관 '8인 체제'의 첫 탄핵심판 변론이 1일 시작됐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대신해 이정미 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10차 탄핵심판 변론을 진행했다.이 소장 권한대행은 "이 사건이 가지는 헌정사적 중대성과 국민 영향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 사건 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공정성과 엄격성이 담보돼야 정당성도 확보될 것"이라면서 "양측 대리인도 이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로 변론을 시작했다. 이 소장 권한대행은 이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세부 행적 등 지난 달 준비절차기일에 헌재에서 요구한 내용에 대한 신속한 답변을 요구했다.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단은 이날 변론 시작부터 대통령 탄핵심판 시기와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 측은 이날도 15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류상영 부장의 증인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달 14일을 변론기일로 지정해주면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요구했다. 대통령 측은 또 박 전 헌재소장이 퇴임 전 변론에서 언급한 '조속한 탄핵심판'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탄핵심판 시기를 예측한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헌재와 국회 측의 교감설'을 주장했다. 박 전 헌재소장은 "헌재 구성에 문제 발생을 우려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13일까지는 이 사건의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선고기일을 미리 정하는 것은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재판관의 후임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요청하는 것은 헌재의 몫인데 이런 일을 수행하지 않고 충분한 심리를 거치지 않고 선고한다면 사안 선후 인식에 상당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출석했다. 오후 2시부터는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현 새누리당 의원)과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현 주 프랑스 대사) 등이 출석한다. 이번 정부의 전ㆍ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증인으로 나오는 만큼 헌재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과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전횡 의혹 등을 다룰 예정이다. 국회 측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 차장을 지냈던 김 외교안보수석에게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지난 달 19일 7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은 담당자에게 연락하며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유 전 국정기획수석에게는 세월호 참사 후 해양경찰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한 상황에 대해 물을 예정이다. 모 전 교육문화수석을 통해서는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지시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등을 좌천 인사 했는지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공소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공범으로 규정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2013년 9월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 전 실장 등에게 "국정 지표가 문화 융성인데 좌편향 문화ㆍ예술계에 문제가 많다"면서 "특히 롯데와 CJ 등 투자자가 협조를 하지 않아 문제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확인했고 관련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런 움직임을 토대로 3000여개의 '문제단체'와 8000여명의 '좌편향 인사'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됐다는 것이다. 노벨상 후보로 꾸준히 거명되는 고은 시인과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문학비평가인 황현산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갔다. 정부 정책에 반하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게 이유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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