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美계란에 몰리는 소비자들 '사재기 했대서 괘씸해 사러왔다'

롯데마트 판매 첫날…점점 늘어나는 관심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소비자가 미국산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롯데마트 서울역점 매대에 놓인 미국산 계란(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가격이 싼지, 맛이 좋은지 잘 모른다. 언론에서 많이 소개하고, 특히 계란 매점매석(물건값 상승을 예상하고 폭리를 얻기 위해 미리 사두거나 팔기를 꺼리는 것) 의혹이 제기돼 괘씸한 마음에 사러 나왔다."미국산 흰색 계란이 처음 대형마트에 풀린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김모(62 ·여)씨는 이렇게 말하며 지체 없이 계란 한판(30알들이)을 집어들었다. 그는 "다른 곳과 계란 가격 비교는 해보지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에 미국산 계란을 사는 게 아니라고 전했다. 다만 "맛이 좋으면 물론 또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과정에서 계란값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나자 일각에선 사재기와 매점매석 의혹을 제기했다. 중간상인이 폭리를 취하거나 농가에서 가격 인상을 기대해 의도적으로 출하를 늦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 점검 결과 특이점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의심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계란 대란'의 해결사로 수입된 미국산 계란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판 8490원의 가격에 판매했다. 한 시간 만에 30판 정도가 팔려 나갔다.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다. 아직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점점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롯데마트 측은 전망했다.실제로 이모(57 ·여)씨는 계란 매대 앞에서 "미국에서 온 계란이라고? 얼마지?"라며 관심을 보이고 사지는 않았다. 이씨는 "오늘은 파는지도 모르고 와서 그냥 구경만 했다"며 "나중에 꼭 한 번 사 먹어 봐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호기심에 일부러 미국산 계란을 사러 왔다는 최모(64 ·남)씨는 "어릴 때 흰 달걀을 먹었던 추억이 있는 데다 국산에 비해 싸다고 해서 한판 사 간다"고 설명했다. 미국산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계란 신선도에 대해선 "항공편으로 금방 왔을 테니 신선하지 않겠느냐"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현장을 찾은 홍찬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주무관은 "미국산 계란이 국산보다 10~20%가량 싸다고 해도 유통량은 한정된 수입 물량으로 인해 대폭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물가 완충 효과는 어느 정도 바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형마트에서 처음 선보였으므로 향후 판매량 추이를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부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