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이투스교육의 댓글 조작 의혹을 폭로한 '삽자루' 우형철 강사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형 입시학원이 특정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홍보하거나 음해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법적인 바이럴 마케팅 조직을 운영해 온 사실이 한 스타강사의 폭로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14일 입시학원가에서 '삽자루'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수학강사 우형철(53ㆍ스카이에듀 소속)씨가 인터넷 강의업체 '이투스교육'이 홍보를 위해 댓글 알바를 지속적으로 운영한 증거가 있다며 1시간10분 분량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이투스에 촛불을'이란 제목의 이 동영상은 사흘째인 17일 오전 현재 조회수 10만4000건을 넘기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우 강사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이투스는 6인 1조의 '댓글 알바팀' 여러 개를 상시 운영하며 '오르비스 옵티무스', '수만휘닷컴' 등 수험생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에서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댓글을 조작해 왔다. 하루에 한 번씩 이투스로부터 지시 사항을 메일로 받아 홍보글을 올리는 방식이었다.우 강사는 이달 7일 이투스에서 댓글 알바를 했던 제보자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를 통해 확인한 이투스 측 지침에는 "이투스 무한패스 너무 좋아" 등의 홍보성 글부터 "무한패스 방금 결제했는데 어떻게 듣나요" 등 다양한 예시글이 제시돼 있다. 또 A 국어강사에 대해 "문학 쪽이 강하니 비문학은 B강사로 듣길 권한다" 등 특정 강사를 부각시키는 글을 제시하기도 했다.동영상이 공개되자 이투스 측은 즉각 홈페이지에 신승범 사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신 사장은 "바이럴 마케팅과 관련해 기타 여하의 사유를 불문하고 즉각 해당 인원에게 중단 지시를 했다"며 "이미 진행된 마케팅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면 관련자 전부를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이투스 관계자는 "현재 내부 관련자 5명을 직위해제 했으며 이번주 내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사교육업계에서는 '댓글 알바'로 통칭되는 이같은 홍보 경쟁이 이미 관행처럼 굳어져 온 오래된 일이라면서도 이번 기회에 위법성 여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고, 학원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근절되지 못했다"며 "스타 강사 한 명이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교육업계의 구조상 댓글과 여론 조작만큼 손쉬운 마케팅도 없다"고 털어놨다.한편 우 강사는 지난해까지 이투스에 소속된 스타강사로 활동해 왔다. 2012년과 2014년에는 이투스와 강의 독점판매 등에 대해 각각 2년간 20억원, 50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 강사는 지난해 5월 이투스가 '아르바이트생 등을 동원해 댓글 홍보나 검색순위 조작 등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 내용을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다른 입시학원인 스카이에듀로 이적했다. 이투스는 우 강사가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우 강사에게 이투스에 126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우 강사는 항소한 상태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