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우선협상자 선정 1조 아래 써내…인수 유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간 맞대결로 좁혀졌다. 다만 인수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낮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17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등에 따르면 전날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금호타이어 본입찰에 참여한 더블스타, 지프로,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 등 중국계 3사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더블스타를 선정했다. 더블스타는 9000억원대 중반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블스타는 글로벌 순위 34위(지난해말 기준)의 중국 타이어 업체다.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종가기준 7억8800만달러(약 9267억원)로, 금호타이어의 63% 규모다. 당초 시장에서는 인수가를 1조원대로 봤다. 하지만 그보다 낮은 금액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서 박 회장에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 이상을 채권단에 제시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이 1조원 이상이었다면 박 회장의 부담도 커졌을 것"이라며 "9000억원대 중반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박 회장에게는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문제는 박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확보하느냐다. 자체적인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박 회장은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내세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자금 동원 방법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며 "금융권 차입과 외국계 백기사의 도움을 받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금호타이어 주식은 채권단이 보유한 6637만주(42.01%)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인수가격과 조건을 정한다. 채권단은 다음달 중순께 더블스타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박 회장에 이 가격과 조건을 통보할 예정이다. 박 회장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면 금호타이어의 최종인수자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가격 외적 요소에 갈렸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인수가격이 최고 입찰가는 아니었지만, 동종업체로서 사업적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 항공부품업체인 SAIC는 1조원이 훌쩍 넘는 최고 입찰가를 적어냈지만, 사업적 시너지가 적다는 이유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경영능력과 사업적 시너지 등 비가격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 평가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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