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화장품, 中 '수입 불허' 다시 증가…'통관 깐깐해졌다'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임혜선 기자] 한국산 화장품과 식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입 불허가 또 다시 늘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기존의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화장품 불합격 명단'에서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28개 제품 중 19개는 한국산 화장품이었다.수입 불허 전체 건수의 절반 가까이인 13건은 '이아소'라는 중소 화장품 업체의 제품이었다. 베이징 주재 한 소식통은 "둥관에 있는 수입상이 이아소 화장품을 중국에 들여오다가 서류 미비로 반품 조치를 당한 것"이라며 "사드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질검총국은 화장품 외에도 식품 불합격 명단도 함께 공개했는데 한국산 식품은 12건이었다. 이날 질검총국이 발표한 수입 불허 총 건수 178건 중 한국산은 31건으로, 전체의 17.4%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이 같은 비중은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한 이후 매월 큰 폭으로 변동해 왔다.사드 배치 소식이 전해진 다음 달인 지난해 8월에는 전체 수입 불허 236건 중 한국산 제품은 61건(25.8%)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9월에는 4.4%로, 10월에는 4.7%로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10월에 중국 수입이 막힌 화장품은 1개 혹은 아예 없었다"면서 "식품 부문을 포함해 전체로도 7건, 14건에 그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비중이 불과 한 달 뒤 17.4%로 다시 확대된 것이다.지난해 11월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브랜드는 이아소 외에 코코스타, 라이스데이, 애경 등이 포함됐다. 이아소의 로션 시리즈2 세트, 영양팩, 에센스, 각질 제거액, 보습 영양 크림, 메이크업 베이스, 세안제, 자외선 차단 로션 등은 유효 기간 내 화장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등록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코코스타 장미팩은 신고 제품과 실제 제품이 불일치, 라이스데이 샴푸는 다이옥세인 함량 초과, 애경 목욕 세정제는 제품 성분이 변경됐다며 수입을 불허했다.애경 관계자는 "중국 수출용 화장품 가운데 케이씨에스라는 브랜드가 있는데 지난해 11월 1개 제품에 포함된 보존제(화학 성분)가 미표기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내용을 수정 조치해서 익월에 다시 허가를 받아 정상적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영향으로 보기에는 지나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는 등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특히 한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화장품과 식품에 대한 통관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어 업체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