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개성공단 폐쇄·알파고 신드롬·조류독감…월별로 살펴본 그때 그 사건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올 하반기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던 것으로 느껴지는 건 마무리 짓지 못하는 어지러운 정국 탓일까. 기뻐하고 축하할 일보다 반성해야 할 일이 더 많았던 올해를 마무리하며 위기의 순간마다 아시아경제 지면을 채웠던 '그때 그 사건'을 소개한다. 월별로 주요했던 사건을 선정했다.연초 1월 제주도엔 32년 만에 내린 폭설로 공항이 마비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공항 전편이 결항되면서 사흘간 9만명의 발이 묶였다. 1984년(13.9㎝) 이후 제주도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린 날로 적설량은 12㎝를 기록했다. 한라산 적설량은 120㎝를 넘었다.2월엔 12년 만에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입주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압박 제재로 정부는 기업들과 사전협의도 없이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입주했던 기업들은 아직도 열리지 않은 개성공단 문을 바라보고 있다.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 3월 펼쳐진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의 대결은 세계적인 화제였다. 인간과 컴퓨터의 바둑 대결, 전적은 1승4패로 초라했지만 1승은 불굴의 승리였다. 이세돌은 1000여대 서버와 1202개 중앙처리장치(CPU)로 무장한 슈퍼컴퓨터를 꺾은 것이다. 내리 세 번의 대국을 모두 패한 뒤 이세돌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4월13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다. 투표율은 58.0%를 기록했으며 여당이 우세할 것이란 여론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으로 야당이 승리하면서 정계를 여소야대로 재편했다.
5월엔 사회적 함의를 담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17일 새벽 조현증을 앓고 있던 한 남성이 강남역 인근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뒤이어 들어온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28일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을 수리하던 만 19세 김모씨가 업무 중 사고로 숨지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김씨의 가방 속에서 나온 유품 중 하나는 뜯지 못한 컵라면이었다.6월9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낮췄다. 2014년 4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취임하기 직전 연 2.5%였던 금리는 다섯 차례 인하됐다.7월엔 이화여대 학생들이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령한 시위가 벌어진다. 학생들과 80여일간의 대치에도 끝까지 버티던 최경희 이대 총장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사퇴했다. 이대 학생들은 최 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86일만인 10월21일 본관 점거농성을 풀었다. 앞서 13일엔 정부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결정해 논란이 일었다.8월엔 서울시가 추진했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이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로 시행 한 달 만에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청년수당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9월엔 지난해 11월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가 사망하면서 사망 원인과 부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백씨의 사인을 놓고 주치의가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록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아직도 유가족들은 아버지 사망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10월부터 시작됐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 속에서 대통령 연설문 등이 발견돼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바로 사과 담화를 하고 30일 최 씨가 귀국해 31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달 29일엔 주말 촛불집회가 처음 열렸다.11월22일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조류독감(AI)이 처음으로 전남 해남 산란계 농가에서 발생했다. 초기 방역 실패로 한 달 안에 3000만마리에 달하는 가금류가 살처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도 AI가 발병돼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들이 살처분 될 위기에 처했다. 방역 격무에 시달리던 성주군 공무원 1명이 과로로 사망했다.12월9일은 올해 사건사고를 결자해지 할 열쇠를 쥐고 있는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이다. 박 대통령은 모든 업무에서 권한이 정지됐고 황교안 권한대행체제에 들어갔다. 이달 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성됐고 21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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