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금융위기 이후 첫 적자…2008년보다 손실 더 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100만달러 초과 법인 6045개사 실적 분석 결과…작년 평균 70만달러 손실내 7년만에 적자전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지난해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들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투자잔액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해외 현지법인 6045개사 실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들 법인은 지난해 평균 70만달러(약 8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평균 31만달러 적자)보다 더 큰 폭의 적자다. 해외 현지법인은 2009년 평균 127만달러의 순이익을 내 흑자전환한 이후 2010~2014년까지 200~300만달러 수준의 순이익을 내다 7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연구소는 "평균 당기순이익은 2009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2012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이후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며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전반적인 기업의 수익성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한국 기업 해외법인의 평균 매출액은 2012∼2013년 1억300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4년 1억2700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11.8% 급락했다.업종별로도 제조업(-13.4%), 광업(-37.0%), 도소매업(-6.4%) 등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주요 업종의 매출액이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감소세다. 2012∼2013년 470만달러 수준이던 현지법인의 평균 영업이익은 2014년 410만달러로 떨어졌고 지난해 270만달러 수준으로 무려 34.1% 급감했다. 연구소는 "평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4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했고, 2015년 글로벌 수요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의 영향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도 2011∼2013년 3년 연속 3.6%를 유지하다가 2014년 3.2%로 내려간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까지 주저앉았다.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지난해 현지법인의 부채비율은 163.7%로 2014년(164.8%)보다 다소 낮아졌으나 국내기업 평균(128.5%)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2013년 6.1에서 2014년 4.5, 지난해 2.9로 급격히 낮아졌다.  연구소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 부진, 시장 내의 경쟁 심화, 광업ㆍ건설업황 부진으로 인한 영업실적 악화가 해외 현지법인의 경영실적을 부진하게 만든 요인"이라며 "향후 세계 교역규모의 둔화 추세 등을 고려하면 경영전략을 성장 위주에서 수익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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