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으로 성장 동력 찾아야'…이란·카자흐 新시장 연다

[아시아초대석]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공사 체질 개선…무슬림 등 시장개척·지사 설립"평창올림픽, 도약 기회"…사후 활용방안도 고민"관광 인프라 부족…예산 늘리고 기구 설립해야"

지난 22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만난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왼쪽 가슴엔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념배지가 달려있다. 그는 올림픽은 물론 이후 시설 활용 방안, 관광객 다변화, 인프라 확대 등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시아경제=김현민 기자)

[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이민찬 기자]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2층. 올해 초 이곳에는 우리에게 조금 낯선 '기도실'이 들어섰다. 지하에 있던 기도실을 확대 이전했다. 하루에 5번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무슬림은 세계 인구의 23%인 17억명에 달한다. 이들을 국내 관광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기도실 확대 이전은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59)의 아이디어다.지난 20일 관광공사 서울센터 6층에서 만난 정 사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각종 통계를 예로 들며 거침없이 관광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관광은 융·복합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항공·항만·도로 등 인프라스트럭처 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 음식, 문화 등이 조화를 이뤄야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수 시장을 살리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활동과 교역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7년을 코앞에 둔 한국 경제가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부진 속에 주요 기업들까지 방향을 찾지 못할 정도로 위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굴뚝 없는'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고민에 여념이 없는 듯 했다.정 사장은 1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배지를 늘 달고 다닐 정도로 적극적이다. 정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한국관광 도약의 기회"라며 "관광콘텐츠 발굴, 관광수용태세 개선, 해외홍보, 국내붐업 등 관광공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평창 관광로드 10선' 여행코스 선정 등이 대표적이다.정 사장이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한 게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관계기관과의 업무협약(MOU)이었다. 정 사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불과 20일 전에 관광공사가 투입됐다"며 "서울에서 했기 때문에 잘 치렀지만 평창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서 찾아오는 선수와 관광객들의 교통·숙소 등을 정보를 잘 제공해야 한다"며 "그래야 올림픽이 끝난 이후 기억에 남는 대한민국이 된다"고 덧붙였다.정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국내 붐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시설 등의 향후 활용 방안을 더 고심하는 듯했다. 그는 "하계올림픽은 주로 대도시에서 열리기 때문에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을 위해 시설물을 활용할 수 있지만 동계올림픽은 개최지가 작은 산골의 중소도시라 한계가 있다"며 "태백산맥, 강릉의 백사장, 지역의 문화·먹거리 등을 상품화해 4계절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 사장은 취임 이후 관광공사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라는 대형 악재를 경험한게 큰 교훈이 됐다. 그는 "올해는 외생변수에 취약한 한국관광 산업의 체질개선에 정책 최우선 순위를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올해 전년 대비 3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연말까지 사상 최대인 외래객 1700만명 돌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동안 부진했던 일본 시장도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그는 대외 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관광객 증가를 위해선 무엇보다 시장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도실 설립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다. 정 사장은 "방한 외래관광객 중 중국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3.1%에서 올해 48.1%로 계속 증가세"라며 "중국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중국 관련 외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전체 방한시장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이를 위해 관광공사는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만·홍콩 시장의 수요를 높이기 위해 '+10만 유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반소비자 대상 방한관광 설명회인 한국문화관광대전을 11월에 대만과 홍콩에서 개최하는 등 향후 각각 100만명 시장으로의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때 350만명에 달했던 일본 시장의 부활을 위해 '일본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또 무슬림 시장 공략을 위해 '무슬림 친화식당 분류제'를 도입하고, 전국 135개 식당을 무슬림 친화식당으로 지정해 무슬림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메뉴를 홍보 중이다. 해외조직망 확대도 추진한다. 지난달에는 무슬림 친화식당들과 함께 '할랄레스토랑 위크'도 개최했다. 내년에는 이란(테헤란), 카자흐스탄(알마티), 몽골(울란바토르)에 신규로 해외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관광 정책을 수립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범정부적인 관광선진화대책회의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OECD 국가들은 관광 분야가 GDP의 9.1~9.3% 기여하는데, 우린 5.2%에 불과해 아직 관광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을게 많다"며 "관광은 대표적인 굴뚝 없는 산업으로, 고용 기여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진국이 내수를 살리기 위해 관광산업을 진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이 총리가 직접 관광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범정부 차원서 지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정 사장은 관광 인프라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관광객들이 즐기기 위해선 우선 교통편이 편리해야 하고 숙박시설, 가이드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하는데, 이를 위한 국가 예산 투입이 너무 부족하다"며 "내륙에서 관광지로 가는 인프라, 관광지 인프라 등 종합계획을 세워서 장기적으로 개선해야 관광객 2000만~5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내년 관광 산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중국 변수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국관광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개별 관광객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ICT 관광서비스 출시하고 최고급 전세기, 럭셔리 크루즈, 공항 컨시어지 서비스 등 고가시장 상품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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