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희기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지금 소개를 할 만한 전세물건이 2~3건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에요. 이 마저도 며칠 후까지 잡아놓겠다고 장담하기 힘듭니다. 물건이 나오자마자 바로바로 소진되거든요."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M공인 대표)서울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통상적으로 12월은 부동산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혀 전세매물이 넉넉한 때로 통하지만 학군 강세인 지역은 예외다. 대치동에 빗대 '소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계동은 서울 강북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특구로 꼽힌다. 서울대를 매해 30~40명씩 보낸다는 서라벌고를 비롯해 불암고, 영신여고 등 강남 다음으로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들이 모여있다. 은행사거리는 다른 구에서도 멀리서 통학할 정도로 유명한 학원가가 밀집돼 있기도 하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매물 찾기가 어렵게 된 이유다.M공인 관계자는 "은행사거리 학원 수강생들은 노원구 외에 인근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에 사는 경우까지 폭넓다"면서 "심지어 의정부, 양주, 남양주에서도 찾아온다"고 말했다. 또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신학기 수요에다 올해 수능이 어려웠던 탓에 대입관련 사교육을 받으려는 입시수요까지 몰려 가을 성수기 때보다 전세 문의가 2~3배는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공급물량이 부족한 탓에 아파트 가격은 강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중계동에서 가장 비싼 단지로 꼽히는 대림벽산 아파트 전용 114㎡의 매매가는 6억원 중반에서 7억원대, 전세가는 5억원 후반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다음으로 비싼 단지인 건영3차아파트 역시 전용 84㎡ 매매가가 5억원 후반에서 6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세가의 경우 5억원 초반대로 계약이 체결된다. 두 단지 모두 3.3㎡당 매매가가 2000만원 수준인데, 이는 노원구 3.3㎡당 평균 매매가인 1238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단지들은 모두 입주한지 20년이 넘을 정도로 노후됐다. 하지만 걸어서 은행사거리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고 명문고가 가깝다는 점 때문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한지 11년 된 한화 꿈에그린의 경우는 비교적 새 아파트로 분류된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매매가는 4억원 중반에서 5억원, 전세가는 4억원 초반에서 중반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학원가에서 비교적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다는게 중개업소의 귀띔이다. S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값은 보통 입지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중계동에서는 입주연도보다는 학원가와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가가 척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