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 10명 넘게 결석하는데'…독감 집단발병 '비상'

서울 학생환자 7000명 이상 '등교중지'의사 진단서·소견서 제출해야만 '출석인정'2주 후에나 겨울방학…추가확산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플루엔자(독감)가 기승을 부리면서 학교에 결석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4일까지 서울시내 577개 초·중·고교에서 7284명의 학생이 독감 환자로 확진 판정됐다. 타미플루 등 치료약을 복용하고 열이 떨어진 후에도 감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최소 5일 정도 가정에서 쉬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학급마다 적게는 2~3명, 많게는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결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통상 겨울 독감은 12월 하순부터 시작해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진정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유독 빨리 시작된 탓에 학생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이번 독감은 심한 고열과 근육통 등을 동반해 어린 학생들은 많이 아파한다"며 "학교에 등교해도 된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날부터는 나와도 되지만 대개 일주일 정도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길음동의 한 초등학교 학부형은 "이번 주 들어 한반 30명 가운데 11명이 독감으로 결석했다"며 "옆 반에서는 담임교사가 독감에 걸려 일주일간 과목 선생님이 임시담임을 맡기도 했다"고 전했다.상황이 심각해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질병관리본부가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내린 지난 8일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독감 예방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한데 이어 14일 또다시 예방수칙과 독감 유행시 단계별 조치 등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필요할 경우 학생들의 발열 상태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열화상카메라 등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질병관리본부와 교육청 등은 이번 독감이 지난해 유행한 메르스와 같은 다른 감염병과는 달리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등교중지(격리) 조치 등은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들은 독감 확산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정부와 교육청의 대응이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정통신문이나 문자메시지로 독감에 걸릴 경우 학교에 출석하지 말 것을 안내하고 있지만 출결처리나 기말평가 성적 처리 여부 등과 관련해서는 정확한 안내가 없어 혼란스럽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서초구의 한 학부모는 "중2 아이가 지난주 독감은 아니지만 사흘간 39도에 육박하는 고열로 심하게 앓았다"며 "담임교사가 이 경우 독감으로 인한 '출석인정'이 아닌 '병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해 이틀만에 억지로 등교했다가 결국 조퇴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학부모는 "독감으로 학교에 결석한 다른 아이가 저녁 때는 마스크를 쓰고 버젓이 학원에 나와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런 식이라면 학교에서 등교중지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토로했다.공덕동의 한 학부모는 "온 나라가 어수선한 시국이라 독감 정도는 이슈도 되지 못하는 사이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 발병하고 말았다"며 "방학이 아직 2주나 남았는데 상황이 이 정도면 방학을 앞당기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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