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이통업계의 첨예한 이슈를 놓고 개최된 학회 세미나에서 한 교수의 발표문이 '대리작성'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그동안 이통시장에서 업체별로 이견이 있을 때마다 학술단체들이 찬반 진영을 나눠 특정 이통사의 입장을 반영한 '대리전'을 펼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이번에는 학자로서의 소신을 담아야 할 교수의 발표문에까지 사업자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의혹에 휩싸인 발표문은 29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리는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정책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A교수가 발표한 것이다.A교수가 이날 발표하는 발표문 파일은 A교수가 아닌 '조OO'가 작성한 것으로 문서정보에서 확인됐다. 조모씨는 LG유플러스 직원으로 알려졌다.이 파일의 문서정보에 따르면 이 발표문은 지난 16일부터 작성되기 시작해 총 117번의 수정을 거쳐 지난 28일 오후 2시35분에 마지막으로 저장됐다.이같은 '대리작성' 의혹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교수가) 당사에 시장 현황 데이터를 문의해 왔으며, 이에 당사는 정부가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의 데이터를 PPT파일에 붙여 보냈다"면서 "해당 교수는 이 PPT 파일 탬플릿에 자신이 정리한 발제내용을 붙여서 저장한 것"이라고 말했다.발표 당사자인 A교수는 "조OO 씨는 제 15년 지기 친구인데 어떻게 보면 도움을 부탁했다"면서 "처음에 데이터 현황의 기본적인 부분들을 PPT로 작성이 돼서 오다 보니 그 위에 제가 살을 붙이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A교수는 "조 씨가 작성한 것과 제가 쓴 것을 앉아서 비교해서 얘기해 줄 수 있다"면서 "기본적인 그림, 가입자수의 변화, 이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제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이게 공표된 자료들인데 제가 강의도 해야 되고 여건이 안 돼서 개인적으로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데이터 통계를 부탁을 해서 받은 것은 맞지만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 분석은 그 친구가 모른다"면서 "이번에는 저희가 세미나 발제를 언론학회서 부탁받은 것이 일주일 밖에 안 되고 시간이 촉박해서 부탁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