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SK C&C 首싸움, 산업銀 차세대 시스템 유찰

수주 1차전서 LG CNS '사업범위 너무 넓어' 불참… 산업銀, 조만간 재공고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2000억원 규모의 KDB산업은행 차세대 시스템 입찰을 앞두고 LG CNS와 SK주식회사 C&C 간 수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산업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입찰에 LG CNS가 불참하면서 수주 '1차전'이 유찰로 마감됐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재공고를 낼 전망이다.올 하반기 정보기술(IT) 시스템 사업 '최대어'로 꼽힌 이번 사업이 유찰된 것은 두 업체 간의 치열한 수싸움 탓으로 풀이된다.LG CNS 관계자는 "사업범위가 너무 넓어 참여가 힘들다고 판단한 상태"라면서 "다만 입찰이 두 번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의계약으로 넘어가면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산업은행이 불리하다.업계에선 LG CNS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 불참한 것이 아니냐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 CNS는 앞서 교보생명(2500억원 규모)과 카카오뱅크시스템(1000억원 규모) 시스템 입찰에서 SK C&C를 제치고 수주한 바 있다. 두번이나 고배를 마친 SK C&C 입장이 훨씬 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 사업인 만큼 중소기업을 50% 이상 참여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LG CNS가 구성한 컨소시엄 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전언"이라고 말했다.앞서 두 기업은 광주은행 시스템 장애를 놓고 '신경전'을 편 바 있다. 광주은행은 22년만에 계정계ㆍ정보계ㆍ재무 등의 업무에 차세대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업을 LG CNS에 맡기고 지난 7일부터 새 시스템을 오픈했다. 하지만 오픈 첫날부터 서비스에 장애가 생겨 인터넷 뱅킹 및 스마트 뱅킹 업무가 마비됐다.LG CNS 관계자는 "우리가 구축한 시스템의 업무 영역은 계정계ㆍ정보계 등 차세대 시스템의 업무 영역"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은행의 서비스가 3일 이상 지연된 것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 상의 오류라는 지적도 나왔다.업계 한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크게 시스템 개발과 시스템 연동의 두 단계로 이뤄진다"며 "기존 인터넷 뱅킹 서비스와 연동이 안 돼 문제가 발생한 것도 시스템 구축업체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이번 산업은행 차세대 시스템 수주전 결과는 추후 예정된 KB국민은행과 우체국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며 "국내 1∼2위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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