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 연기-수요자 관망세-美대선 결과에 저금리 지속우려
11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급락전국 주간아파트 동향도 줄줄이 축소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등 일정 지연트럼프 당선 경제 불확실성 확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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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11ㆍ3 부동산 대책'이 예상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분양 물량이 급감하고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한편에서는 금리 인상에 소극적 반응을 보여 온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주택산업연구원은 전국 11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값이 73.2로 지난달 전망(88.1)보다 14.9포인트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HB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공급시장 지표다. 기준선(100) 이하면 시장 위축을 100 이상이면 반대를 뜻한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HBSI 전망값은 8월 이후 10월까지 3개월간 연속해서 우상향했다"며 "하지만 가을 분양 성수기에 따른 계절적 영향이 사라지고, 11ㆍ3 대책 시행 영향이 예견되면서 11월 HBSI 전망값이 다시 우하향하는 기조로 전환됐다"고 말했다.특히 11월 분양계획 전망치는 88.4로 지난달 전망치(107.7)보다 19.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밑돌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셈이다.앞서 정부는 일부 청약 과열 지역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묶고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연장과 1순위 자격ㆍ재당첨 제한 등을 담은 11ㆍ3 대책을 발표했다. 강남 4구와 과천의 경우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는데 정부는 이를 통해 분양권 당첨 후 이를 팔아 차익을 남기는 단기 투기수요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단기 투자수요의 청약을 제한해 실수요자의 당첨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이미 시장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된 상황. 한국감정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0월31일 기준)에 따르면 매매 가격과 전셋값은 상승 폭이 모두 전주보다 0.01%포인트 축소됐다. 정부가 예상보다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자 이미 분양시장에선 일정 연기 단매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중순께 시행될 1순위 자격 제한과 재당첨 제한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이후로 분양보증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와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는 시행 이후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견본주택 개관 일정이 11일에서 오는 25일로 연기될 예정이다.증권가에서도 분양시장 냉각을 전망했다. 9일 하나금융투자는 11ㆍ3 대책과 같은 정부의 분양ㆍ금융 관련 규제가 지속될 경우 공동주택 분양이 2016년 45만가구에서 2017년 30만가구로 약 33% 감소할 것으로 봤다. 채상욱 하나금투 연구원은 "11ㆍ3 대책을 통해 정부는 '가계대출 억제를 공급 감소로 잡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확실히 줬다"며 "투기수요 억제책에 HUG의 분양보증 규제와 제1금융권기관의 중도금 대출 규제까지 가중되면서 분양 계획 예정 사업장엔 먹구름이 끼게 됐다"고 말했다.이런 와중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저금리를 계속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면서 부동산시장은 더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것은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려들도록 유인하는 요인이지만 정부는 공급량 조절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눈치보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국면으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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