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싼커의 시대]광장시장서 전 먹고 가평서 사진찍고…종횡무진 활보

요우커 전용 앱 분석 결과…관심장소 1위 '홍대거리' 가이드 없이 현지 곳곳 방문, SNS에 인증샷 게시는 필수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지동에 위치한 광장시장 내 빈대떡집에는 20~30대 중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빈대떡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 일주일동안 머물 예정인 황진(28) 씨는 노릇하게 구워진 빈대떡을 한 입 베어 물고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곧이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광장시장 방문 인증샷을 게시했다. 그는 "이번 여행기간동안에는 한국의 전통시장들을 방문해 볼 것"이라며 "내일은 방산시장을 방문해 친구들과 함께 디퓨저를 만들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쇼핑ㆍ관광 지형도가 보다 다양해졌다. 한국의 구석구석을 종횡무진 활보하는 개별 중국인 관광객(싼커)의 시대가 도래한 영향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의 쇼핑ㆍ관광 성향이 한국의 현지 문화를 직접 경험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 펑타이가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경절(10월1~7일)이 포함된 지난 9월 초부터 지난달 7일까지의 방한 요우커들이 검색한 관심 장소 1위에 홍대거리가 꼽혔다. 뒤이어 남산N서울타워, 북촌 한옥마을, 명동거리 등 전통적인 인기 장소들이 올랐다. 이번 국경절 기간 요우커들의 관심이 급증하며 새롭게 눈길을 끈 핫 플레이스로는 이화벽화마을(5위), 광장시장 전골목(6위), 쁘띠프랑스(9위), 동대문 찜질방(15위),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19위) 등이 꼽혔다. 이화벽화마을, 쁘띠프랑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은 한류 드라마와 예능에 자주 등장해 유커들에게 입소문이 난 장소로 한류 체험을 위해 방문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빈대떡 등 한국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광장시장 전골목, 사우나 등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찜질방도 신흥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실제로 펑타이의 요우커 전용 앱 '한국지하철' 내 관심 장소 게시판과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 등에는 한국인처럼 옛날 교복을 입고 이화벽화마을을 산책하는 모습, 광장시장에서 유명한 빈대떡과 김밥 등 먹거리를 즐기는 모습, 찜질방에서 '양머리' 수건을 쓰고 맥반석 계란을 먹는 모습 등의 사진들이 다수 게시됐다. 펑타이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요우커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현지 문화를 체험해보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 한국만의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지방도시에 방문하는 요우커들은 주로 식도락 여행과 한류 체험을 즐겼다. 이들은 가이드 없이 직접 버스, 기차 등을 이용해 교외, 지방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지역별 맛집을 방문했다. 실제 도시별 인기 순위 10위에 든 장소 중에서 음식과 관련된 곳이 40%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장소는 부산 광복동 먹자골목, 제주 흑돼지거리, 대구 서문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부산은 기존 관광 자원에 한류 이슈가 더해져 지방 도시 가운데 관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방 도시의 관심 장소 조회 수 중 부산에 위치한 장소들이 차지한 비중은 약 60%로 제주(31.6%), 대구(4.8%) 등을 큰 격차로 앞섰다. 이는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때 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펑타이 관계자는 "올해 국경절 기간에는 영화 '부산행'이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데다가, 한류 스타들이 대거 참석하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원아시아페스티벌도 열려 부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주도에서도 한류 체험에 적극적인 유커들의 영향으로 아이돌 가수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카페가 성산일출봉, 우도, 한라산 등 유명 관광 명소를 제치고 관심 장소 1위를 차지했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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