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는 최대 규모의 실내악, 우리는 매일매일의 연주가 다르다'
마이클 틸슨 토마스 (제공 : 크레디아)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마에스트로' 마이클 틸슨 토머스(72)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SFS)를 이끌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SFS의 대표 프로그램인 말러 교향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새로운 관객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걸 즐겨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나눔의 장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쉰의 나이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11대 상임지휘자가 돼 지난 21년간 SFS를 이끌었다. 이는 SFS는 물론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1911년 창설된 SFS는 그동안 피에르 몽퇴, 오자와 세이지,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같은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거쳐갔다.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했는데, SFS는 모험적이면서도 즐거움과 재미를 찾으려는 정신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감명을 받아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공연을 할 때 지휘자와 단원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수백 번에 걸친 연습과 리허설을 통해 표정이나 눈빛, 몸짓으로 서로 공감한다"며 "서로가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들려주고 함께 만들어가는 게 음악이다. 최대 규모의 실내악이 바로 오케스트라"라고 했다. SFS의 단원으로 41년째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금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토마스는 "음악인으로는 굉장히 진지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패셔너블한 멋쟁이다. 바이올린 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볼륨댄스도 잘 춘다. 다양한 매력이 많다. SFS에는 이런 개인 각각의 매력과 개성이 음악에 반영된다. 때문에 매일 매일의 연주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우리의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SFS의 사운드는 금관악기부의 파워와 목관악기부의 투명함, 현악부의 유려함을 특징으로 한다. 그래미상도 15번이나 받았을 정도다. 또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학생들을 위한 음악교육지원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사용해 무대를 연출하는 등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앞장섰다. 실제로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지휘봉을 잡은 후 평균 관객 연령이 57세에서 55세로 낮아졌다. SFS가 이번 공연에서 들려주는 음악은 말러 1번 교향곡 '거인'이다. SFS는 말로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으며, 15개의 그래미상 중 7개가 말러 음반일 정도로 '말러'로 명성이 높다. 스물 아홉이던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처음 SFS를 지휘했을 때 연주했던 곡도 '말러'였다. 토마스는 "'말러'는 아주 개인적인 것을 가지고 거대한 교향곡을 만들어내는 데, 그런 점을 동경했다. '말러'는 내게 한 번에 다 말하지도 못할 특별하고도 긴밀한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LA의 한 책방에서 말러 부인을 만났는데 그 분이 "내게 꼬리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불새'의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에 대해서도 재밌는 일화를 털어놨다. 토마스는 "LA에서 자랐는데 11세 때 스트라빈스키의 지휘를 처음 봤다. 한 번은 하프시코드 연주 리허설을 하는데 스트라빈스키가 뒤에서 지켜보는 바람에 너무나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그에게 민트 차를 권했는데 그 뒤로 나만 보면 차를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토마스는 이 자리에서도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두는 대중의 규모와 특성이 바뀌고 있다. 특히 연주를 다니다 보면 지난 30년간 아시아 관객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며 "클래식 음악은 멜로디나 화음, 리듬 이런 것이 다가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전세계의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생애 초기에 말처럼 음악을 배우도록 하는 게 우리가 맡은 역할"이라고 했다. 공연은 1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쇼팽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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